이번 주 증시 전망
연준 금리인하 폭…엔비디아 실적발표 주목
미 통화정책 우선순위 물가안정에서 고용으로 전환
가자지구 휴전협상 결렬 … 중동 전면전 위기 고조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금리인하 폭과 속도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에서 고용으로 전환되었음을 공식 선언하면서 시장은 고용지표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는 최근 증시 급락의 또 다른 촉매였던 AI 투자 정점론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지를 가늠하는 주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가자전쟁 휴전협상이 또 결렬되면서 중동 지역의 전면전 위기감 고조는 우려할 변수다.
◆미 고용에 쏠린 눈 =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7월 내구재주문과 개인소비지출(PCE), 8월 기대 인플레이션 등 주요 실물과 물가지표 결과가 나온다. 또 파월 의장이 물가보다는 고용에 방점을 둔 상황에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빅컷(0.50%p 금리인하) 기대가 높지만 제조업 중심으로 체감지표가 부진하고 주간 고용 지표들의 불안정한 만큼 경기 방향성을 두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민감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되는데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가 전기연율기준 2.8%로 1분기 1.4%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한 가운데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이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발표된다. 지난주 신규 청구건수는 23만2000건으로 직전 주 대비 4000건 증가하면서 노동시장의 점진적 냉각을 확인한 바 있어 이번 수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잭슨홀 미팅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자체보다는 금리인하 속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고용과 연관된 지표인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 추이와 함께 9월초에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 결과는 빅컷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 9월 금리인하 이외의 다양한 시나리오는 파월의장이나 미 연준 인사들이 강조하는 경제지표, 특히 고용지표 흐름에 전적으로 달려있어 성급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며 “9월 초에 발표되는 8월 고용지표 결과가 빅컷 여부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7월 PCE 가격지수 발표. 근원 PCE 지수는 지난 6월 전년 동월대비 2.6%로 둔화세가 중단되었으나 이번 2.7% 내외로 소폭 반등 가능성이 있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전월대비 다소 높아지더라도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점차 안정된다는 측면에서 금리인하 기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이후 증시 방향성에도 영향 = 시장 전문가들은 28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2분기(5~7월) 실적에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실적은 개별 주가뿐만 아니라 7월 중순~8월 초 증시 급락의 또 다른 촉매였던 AI 수익성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는 이벤트, 최근 일부 조정을 보이는 미국 테크주의 반등을 이끌 지 가늠하는 주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전년대비 매출액과 순이익의 시장 추정치 상회 여부 및 설계결함 논란 있었던 차세대 AI 칩 블랙웰의 로드맵에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 업체들이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밝힌 AI 인프라 지출 확대 계획이 엔비디아의 향후 가이던스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엔비디아는 7월 초 이후 데이터 센터 수익성 악화, 블랙웰 출시 지연 등 잇따른 악재를 경험하며 폭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주가 복원에 나서면서 전고점(140.7달러 vs 현재 129.4달러) 부근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실적은 주가의 전고점 돌파 여부를 넘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전반적인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피크아웃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주뿐만 아니라 9월 이후의 증시 방향성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료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역내 불안 고조 = 중동 확전 우려 속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또 결렬되면서 중동전 확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5일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선제타격에 이어 헤즈볼라도 맞공격에 나서면서 역내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가 중재하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지난주 목요일 재개되어 진행했지만 이스라엘이 주장하고 있는 핵심 쟁점을 하마스가 비판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번 협상 결렬 이후 중재국들이 얼마나 빨리 당사자를 협상에 복귀시킬 지가 관건”이라며 “결렬 장기화 및 이스라엘-헤즈볼라 긴장 지속시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공격이 시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 악화에 투심 제약 = 한편 이날 국내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 출발했으나 장 초반 곧장 약보합으로 전환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9포인트(0.56%) 오른 2716.88로 출발했으나 오전 40분 현재 전일대비 4.64포인트(0.17%) 오른 2706.33으로 상승폭이 대폭 줄었다. 장중에는 하락 전환해 2700선을 내주기도 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0.38포인트(0.05%) 하락한 772.88에서 하락세가 커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0원 내린 1,325.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오전 9시 19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4.8원 내린 13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이후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선반영돼 있던 상황에서 주말 사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맞공습에 나서는 등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