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잇따른 횡령…내부통제 부실 심각

2024-08-26 13:00:11 게재

농협 직원 117억원 빼돌려 … 또 ‘코인 투자’

NH농협은행 영업점 직원이 117억원 가량을 횡령한 사고가 터진 가운데 자금 일부가 코인 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우리은행 직원이 177억원을 빼돌린 사건도 횡령자금 중 150억원 가량이 코인거래소로 흘러들어가는 등 최근 은행권 횡령 사고 배경에 직원들의 코인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횡령 사고와 더불어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와 관련해 우리은행이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문제까지 터지면서 은행권 내부통제의 총체적 부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권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시행 관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NH농협은행으로부터 지난 22일 횡령사고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빼돌린 자금 일부가 코인거래소로 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한 직원 A씨는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지인 명의로 서류를 위조해 허위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고금액은 117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은행 자체 검사가 진행 중이고 이후 금감원 검사에서 금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3월 110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했고 5월에는 각각 54억원, 11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터졌다.

우리은행에서 177억원의 대출사기를 저지른 직원은 코인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 대부분이 직원들의 코인 투자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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