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칼럼

AI시대 언론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2024-08-27 13:00:01 게재

6.25전쟁 직후인 1953년 9월에 태어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1959년 4월이다. 집안에 신문이 배달되었지만 당시 주로 언론을 접한 것은 라디오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정규뉴스를 들으면서 1960년 4.19혁명이 일어난 것을 알았고 다음해인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정시뉴스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가 어린 시절 즐겨 듣던 것은 당시 유행하던 라디오의 인기 연속드라마와 스포츠중계였다.

1960년대에 국민이 열광하던 스포츠는 축구와 농구로 이들 경기를 중계방송하던 임택근 이광재 아나운서는 국민들의 스타였다. 당시 필자가 좋아하던 축구선수는 김 호 김정남 이회택, 농구선수는 신동파 박신자였다. 이 시절 이들이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는 라디오 중계방송을 들으며 열광했다.

이른 나이에 정치에 눈을 떴는지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후보가 김영삼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 후보에 뽑히던 극적인 순간을 접한 것도 라디오였다.

고교시절 학업은 소홀히 하고 학교 신문 만들기에 열중했고 1972년 대학에 들어가서도 전공 공부는 멀리 하고 대학신문 제작에 몰두하면서 당시 발행되던 각종 신문을 읽으며 정치와 사회를 보는 눈을 길렀다. 1960년대 주로 대하던 언론이 라디오였다면 1970년대에는 주로 신문을 보며 한국 정치와 사회를 읽었다.

물론 한국에서 1961년 KBS텔레비전 방송이 개국하고 1980년 12월부터 컬러TV 방송이 시작되면서 1980년대 이후 TV시대가 열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텔레비전과 함께 서울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특히 1987년 민주화 이후 1988년 한겨레신문 등 여러 일간신문이 창간된 후 최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일간신문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정통 미디어에서 유튜브로 관심 이동

2005년 DMB가 출현하고 이명박정부 들어 조선 동아 중앙 매경 등 4개 종합편성방송이 탄생하면서 한국사회는 미디어 분야에서 일대 전환을 이룬다.

과거 언론은 거대 신문사와 유력 방송사 그리고 통신사가 독점한 것이 사실이다. 신문을 발행하려면 거액을 들여 윤전기를 구입해야하고 신문을 배포하는 데도 많은 돈이 필요했다. 방송사의 경우도 거액이 들어가는 전파 송출 설비가 필요하고 큰 스튜디오가 요구되는 등 대형자본 없이는 언론기관을 운영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과학과 통신기술의 발전은 미디어계에 획기적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일부 창의적 언론인과 과학자, 그리고 엔지니어들은 인터넷과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SNS를 만들고 영상 플랫폼을 제작해 일부 거대 언론사의 언론 독점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돈을 많이 들여 언론사를 만들지 않아도 조그만 사무실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작은 비용을 들여 뉴스를 만들기도 하고 작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과거 대형 신문사와 방송사에 근무하던 기자 등 언론인은 일제와 독재 정부에 협조하기도 했지만 그 가운데 일부 언론사 기자 등은 독재 등에 항거하면서 무관의 제왕 칭호를 받기도 했고 지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다수의 언론기관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익을 내야하고 상당수의 기자들도 지사의 길을 가려는 것보다는 사주의 이익에 봉사하는 월급쟁이로 변모하는 현실 속에서 최근에는 일부의 경우 ‘기레기’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이에 언론인의 길을 걷기 위해 최근 대학 언론정보학부에 진학한 학생의 경우 기자나 아나운서 프로듀서가 되려고 하기 보다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한다.

라디오와 신문 그리고 텔레비전 시대에 이어 향후 언론계는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

필자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 조간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식사 이후 석간신문을 읽지만 TV뉴스를 과거처럼 많은 시간 시청하지 않는다. 그 대신 오전의 경우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그리고 백운기의 정어리tv 등을 많이 듣는다. 오후에는 최 욱의 매불쇼를 자주 듣는다. 스픽스TV도 즐겨 찾는다. 새로운 유튜브 저널리즘에 심취한 것이다.

정치 부분으로 한정할 경우 김어준 뉴스공장의 성공은 놀라운 것으로 그 위력은 주요 지상파 방송국의 정규 뉴스와 필적한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보수 유튜브를 즐긴다는 소식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변화시킬 언론의 미래

물론 이들 유튜브는 소자본으로 작은 인원이 만들었기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는 한 대중이 외면하면서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매체는 기존 방송이나 대형신문사가 취재하거나 해설하지 않는 영역도 과감하게 보도하면서 상당수 국민의 환영을 받고 있어 상당 기간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시대는 AI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과학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이 유튜브 등 SNS 언론시대를 열었다면 인공지능 기술이 향후 한국 언론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