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먹고 쑥쑥 자란 렌털시장
음식물처리기·의류관리기까지 빌려 쓴다
월 2만원에 ‘내돈내산’ 처럼 … ‘렌털족’ 늘어 내년 100조원 시장
물건을 빌려 사용하는 ‘렌털’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
장기불황에 주머니가 겨벼운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자동차나 비데 정수기 물론 음식물처리기 의류관리기까지 빌려 쓸 정도다.
국내 렌털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초기 비용부담을 갖고 가전제품 구매 후 오랜기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초기비용이 저렴해 고가가전을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렌털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렌털가전은 목돈 지출없이 일정기간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 인기다.
27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40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렌털시장 규모는 2025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렌털가전의 경우 소비자에게 새로운 소비방식을 제안하며 가전시장 흐름까지 바꾸고 있다.
정수기·비데 등이 주력이던 기존 렌털시장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음식물처리기 의류관리기 안마의자 등 렌털시장에서 생소했던 제품들도 렌털시장에 뛰어들 정도다.
렌털품목은 다양해지고 소비자는 적은 비용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전체험 기회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다달이 2만원만 내면 요즘 한창 유행인 음식물처리기도 집안에 들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음식물쓰레기 악취, 벌레 꼬임, 세균 번식 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처리기를 구매하는 추세”라며 “그중에서도 필터 구매나 미생물 관리가 필요 없는 내장형(빌트인) 음식물처리기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비싼 구매가격이지만 렌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쾌존은 대단위 고급 아파트 여러곳에 내장형 친환경 음식물처리기를 공급하고 있다. 렌털서비스도 한다.
48개월 약정 기준 월 2만5900원, 60개월 기준 월 2만2900원 금액으로 이용 가능하다. 설치비와 등록비는 면제다. 또 렌탈기간동안 무상사후관리를 보장한다. 기간 만료 땐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준다. 의류관리기도 마찬가지다.
매일 입는 옷에 밴 냄새 탈취, 생활 구김 개선 등 다양한 의류관리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의류관리기 가정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다. 역시 렌털이 대부분이다.
LG전자는 손다리미 유무와 컬러·기능에 따라 상이하지만 72개월 약정 기준 월 4만9900원부터 2만9900원까지 렌탈료를 내면 의류관리기(스타일러)를 맘껏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구독서비스를 통해 필터·소모품 교체, 제품 성능 점검, 관리가 어려운 급배수통과 기계실 입구 세척 등 전문가 관리도 받을 수 있다.
렌털 대표 상품인 안마의자도 렌털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종합 헬스케어 브랜드 코지마는 지난 5월부터 TV홈쇼핑을 통해 장기 분납형식으로 안마의자 렌탈판매에 나섰다. 최근엔 네이버쇼핑으로 렌탈 판매채널을 확대했다. 코지마 단독 렌탈 상품인 킹덤더블(월 6만4800원), 우디(월 3만9800원)를 비롯 모두 9종 안마의자를 60개월 장기 렌털로 사용할 수 있다. 렌탈 기간 내 소모품 교체를 제외한 무상 사후관리서비스도 제공한다. 분납금을 완납하면 소유권은 사용자에게 이전된다.
렌털가전업체 한 관계자는 “한번에 큰돈을 지출할 필요 없고 별도의 유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쾌존 렌탈을 이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