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이겨야 본전” 10월 재보궐선거 노리는 제3당
전남 곡성·영광, 민주당 아성에서 조국혁신당 ‘총력전’ 예고
국민의힘, 공천권 시·도당에 … 개혁신당 ‘부산 금정구’ 집중
“다 이겨야 본전인데… 쉽게 봤다가 한 석이라도 내주면 다음 지방선거는 바로 빨간불이다”
오는 10월 16일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기존 정치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남(전남 곡성·영광) 부산(금정구) 인천(강화) 등 기존 선거에서 우위를 보인 곳에서 조국혁신당 등 제3당의 도전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치적 원천’이라며 호남 사수를 외쳤고, 국민의힘은 시·도당에 공천권을 위임해 적합한 후보를 찾는다는 입장이다.
재·보궐 선거 지역이 제한적이지만 총선 이후 거대 양당의 중심지역 민심이 드러나면서 다음 지방선거 전략 수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전남에선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조국혁신당의 도전에 민주당이 ‘기본소득’ 공약을 꺼내며 공세를 예고했다.
곡성·영광군에선 무소속 강종만 군수, 민주당 이상철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각각 중도하차하면서 재선거가 치러진다. 조국혁신당이 먼저 도전장을 꺼냈다. 조 국 혁신당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은 사실상 민주당 독점 상태”라며 “고인물은 썩기 때문에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언급하며 “개인전에서는 철저한 경쟁자로, 단체전에서는 든든한 원팀이 되는 것이 바로 혁신당이 추구하는 선거 전략”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협력적 경쟁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민주당이 독점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호남에선 자체 후보를 통해 민주당과 경쟁하고, 영남에선 당선을 위해 연대를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전남 곡성군수 예비후보로 등록할 박웅두 곡성군치유농업협의회 대표(56)를 영입인재 2호로 발표했다. 박 대표는 전국농민총연맹 정책위원장, 곡성군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자정 능력을 상실한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단체장 재선거를 발생시켰다”며 “곡성군수 재선거를 호남 정치를 혁신하는 출발점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이에 앞서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로 류제성 변호사를 영입했다.
민주당은 정책을 앞세운 물량공세를 예고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에서 “민주당은 호남이 우리의 정치적 고향이니 무조건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세력을 넘겠다”며 “공정한 경쟁 하에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를 내세우고,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정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호남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민주당만이 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책임질 유일한 대안임을 확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전남은 민주당의 정치적 원천일 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 ‘에너지 고속도로’ 실현의 최우선 지역”이라며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는 다시 현지를 방문해서 당 차원의 정책 구체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곡성군수 공천을 위해 2차 공모까지 진행했는데 기존 예비후보군에 무소속 후보를 포함시켜 공천대상자를 대거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광군수 공천경쟁에는 6명이 뛰어든 상황이다. 곡성 지역사정에 밝은 민주당 한 인사는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3파전으로 치러지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재·보궐 결과가 2년 후의 지방선거 공천경쟁에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2곳 중 1곳에서라도 패한다면 지방선거 지역 장악력에 경고등이 켜지고, 조국혁신당은 의미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공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부산 금정구청장·인천 강화군수 재·보궐 선거는 국민의힘의 공천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강화군수는 2002년 이래 보수성향 후보가 당선됐고, 부산 금정구청장 역시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재·보궐 공천권을 시·도당에 위임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오는 28일 해당지역 시도당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절차 등을 논의한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구성하지만 후보를 직접 선출하지 않고 공천 룰, 일정 확정 등 최소한의 지침만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중앙당이 직접 공천권을 행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역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 위한 전략적 고려라는 평가와 더불어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책임회피 의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보수성향의 개혁신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를 승부처로 보고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2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녹록지는 않겠지만 용기 낸 후보와 끝까지 갈 것”이라면서 “(다른 정당과)연대나 단일화는 절대 안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재·보선 공천권 위임에 대해서는 “한 대표의 책임 회피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명환 김형선·광주 방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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