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거액 가상자산 보유로 매수 대금 불법 수수 의혹을 샀던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위메이드 등 코인 발행사로부터 미공개 중요정보를 취득한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론을 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26일 김 전 의원 관련 가상자산 의혹을 1년여간 수사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의원이 코인 투자로 수익을 올린 사실을 숨기려 재산 신고일 직전에 가상자산 예치금 일부를 은행계좌로 송금해 재산총액을 맞춘 것과 예치금을 자상자산으로 변환해 재산을 감춘 것은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변동내역 심사를 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한 것으로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김 전 의원은 1년 전 논란이 됐던 코인 대량 보유에 따른 코인 무상 취득, 입법 로비 등 혐의를 벗게 됐다. 하지만 거액의 투자 수익 사실을 숨기려 한 혐의는 사법부 판단을 받아야 한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21년 초 보유하고 있던 주식 9억4000만원을 전량 매도해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같은해 9월에는 20억원으로 위믹스코인을 매수한 뒤 코인 가격이 상승하자 11월 전량 매도해 예치금 99억원을 확보했다.

이후 12월 30일 이 예치금 중 일부인 9억5000만원을 농협 계좌로 이체해 앞서 2020년 12월 말 기준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인 주식 9억4000만원과 예금 1억4700만원에 재산총액을 맞추었다. 나머지 89억5000만원으로는 가상자산을 매수했다. 그리고 다음 해 2022년 2월 재산신고 때는 예금 변동 사유에 ‘보유주식 매도대금’이라고 기재했다.

검찰은 이를 “단순한 허위신고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허위 증거를 조작·제출한 행위”라며 기소한 것이다.

김 의원은 2023년 2월 재산변동내역 신고에도 가상자산 예치금을 숨기기 위해 2022년 12월 31일 예치금으로 가상자산 전액을 매수해 9억9000만원 재산을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등록의무자는 등록대상재산과 그 가액, 취득일자, 취득경위, 소득원 등을 재산등록 서류에 거짓으로 기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5월부터 코인 대량 보유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특히 2022년 2월 보유했던 위믹스코인 80만개(시세 60억원)가 발행과 유통과정 연계 여부로 주목을 받았다. 관련해 코인 발행사와 가상자산거래소가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2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공개 정보 의혹(을) 제기한 가상자산 다른 것들은 모두 의혹의 기초 사실이 없다”면서 “형사처벌 조항이 없고 징계 사유에 해당 되는 것을 억지로 꿰어맞춰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히 정치적 목적을 가진 기소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