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행정통합 사실상 무산
홍준표 먼저 '무산' 선언
이철우 “중단 없이 진행”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 수순으로 들어갔다. 양 시도는 8월 말까지 합의안 마련을 위해 협의를 이어갔지만 27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먼저 ‘무산’을 선언했다. 같은 날 이철우 경북지사는 “중단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불씨가 다시 살아날 지는 의문이다.
홍준표 시장은 27일 오후 페이스북에 “오늘 경북도의회가 대구시장 성토장이 된 것은 유감”이라며 “최종 시한은 내일(28일)까지지만 경북도의회 동의는 어렵게 돼 더이상 진행하는 건 무의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이 서로 달라 무산된 것은 참 아쉽고 그간 대구경북 통합을 지지 해주신 시·도민들에게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행정통합 무산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홍 시장은 28일 오전에도 “우리는 시의회와 이견이 없지만 경북도의회는 집행부와 마찰이 심해 동의가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통합의 첫 단계인 경북도의회 동의가 어렵다면 통합 논의는 앞으로 나갈 수가 없고 그것을 주민투표로 돌파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북지사가 통합을 추진할 생각이 있다면 도의회부터 설득해야 하고 그것도 대구시와 통합 합의가 돼야 가능하다”며 “지난 3년간 논의돼 왔던 TK통합 지방행정개혁 논의가 무산된 것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최종 합의시한으로 통보한 28일 오후 6시까지 경북도 대답을 기다린다고 밝혔지만 홍 시장이 무산을 공식 선언해 극적 합의가 성사될 지는 의문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중단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통합은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혀 있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진행 과정에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합의와 조정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보다 더 큰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서로 협의하며 조정해 극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통합의 길을 열어가자”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앞서 지난 5월 17일 행정통합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다음달인 6월 4일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 등과 4자회담이 열렸고 범 정부지원단도 꾸려졌다.
하지만 초보단계인 대구시와 경북도 합의가 무산돼 갈등과 상처만 남기고 끝나게 됐다. 양 시·도는 상당 부분에서 접점을 찾았으나 청사 위치와 시·군 권한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렸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