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친환경 넘어선 ‘친안전’ 전기차를 위하여

2024-09-02 13:00:05 게재

최근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로 주목받아 왔지만 ‘전기차 포비아(Phobia 공포증)’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을 동시에 겪고 있다.

전기차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는 오해의 여지가 있다.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는 2021년 24건에서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전기차의 보급량 증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늘어 난 수치다. 지난해 기준 1만 대당 화재 발생 건수는 내연기관차(휘발유·경유·LPG) 약 1.58건, 전기차 약 1.32건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기차 검사 인프라 통해 안전관리 앞장

그런데도 국민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전기차 화재가 돌이킬 수 없는 인명피해와 큰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친환경을 넘어선 ‘친안전(親安全)’ 전기차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은 국민이 안전한 전기차 운행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TS는 전기차의 핵심장치인 구동축전지(배터리)에 대한 세계적인 수준의 안전성 시험을 하며 전기차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구동축전지 안전성 시험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12개 시험으로 진행되며, 국제 기준보다 시험 항목 2개가 더 많은 가혹한 시험조건에서 이뤄진다.

또한 TS는 전국 전기차 검사 인프라를 통해 안전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TS는 자체 개발한 전자장치 검사기기 (KADIS)를 활용해 산하 60개 검사소에서 전기차 정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TS는 첨단장치 오작동 등 안전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자동차 검사 첨단 기술을 자체 개발해왔다.

무엇보다 해외에서도 검사기술을 적용하지 못했던 테슬라(Tesla)와 협업을 통해 KADIS를 활용한 배터리 포함 첨단전자장치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의 첨단안전장치의 고장 유무와 함께 배터리의 충전상태(SOC), 최대 셀 전압, 최대·최소 셀 온도 등 6개 센서 데이터를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국민과 함께하는 전기차 배터리 자율등록제 ‘마이배터리’ 운영으로 선제적으로 배터리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했다. 마이배터리는 전기차 소유주나 신규 구매자가 자율적으로 마이배터리 홈페이지에 배터리 식별번호를 등록하면 화재사고 원인 규명 등에 등록된 배터리 정보를 자율적으로 활용토록 하는 서비스다.

전기차 안전 보장하려면 모두의 노력 필요

TS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안전성 강화를 위해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 BMS(배터리 관리시스템)의 능동안전보호기능 평가를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능동안전보호기능은 배터리의 상시 이상 감지, 이상 발생 경고 및 신고, 정보저장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발생 보고 체계를 포함하고 있다.

전기차가 ‘안전’을 싣고 달리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기차는 하부 배터리팩에 집중적인 충격을 받으면 배터리 손상과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운행 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전기차를 안전하게 충전하려면 젖은 손으로 충전기를 사용하지 말고, 충전중에는 커넥터를 임의로 분리하지 않고 충전 종료 버튼으로 종료할 것을 권장한다.

TS는 전기차가 ‘친안전’ 전기차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과 협업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