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로봇 안전인증 국내에서 가능해진다

2024-09-02 13:00:23 게재

수서동 실증단지 ‘국가표준’ 연구 중

고교생·미취업청년, 실무인재로 양성

“혼자 공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실무를 하시는 전문가들 교육을 받으니 이해가 한층 쉬웠습니다.” “자율주행 분야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좋아하는 분야를 더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서울로봇고등학교 2학년 추윤선(설계과)·윤여련(시스템학과) 학생이 학업과 연계해 실력을 쌓기 위해 선택한 과정은 서울 강남구에서 준비한 ‘로봇인공지능 실무인재 양성과정’이다. 지난 5월 일정시간 안에 개발분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해커톤대회를 거쳐 3개월에 걸친 과정을 수강했다. 기술 전문가가 기업 실무에 필요한 이론·실무교육을 맡았고 최종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에는 관련 기업 담당자가 함께했다. 도심 순찰로봇과 병원 안내로봇을 구상한 두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꿈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명 구청장이 수서동 로봇플러스테스트필드 개관식에서 물과 음료를 건네는 로봇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강남구 제공

2일 강남구에 따르면 민선 8기 들어 구는 ‘로봇친화도시’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월 말 수서동에 실증단지인 로봇플러스테스트필드가 문을 열고 인간과 함께 협동작업을 할 수 있는 로봇을 연구 중이고 이와 관련한 국가표준 안전인증 기준을 마련하는 중이다.

로봇고를 비롯한 특성화고와 연계해 고교생과 미취업청년을 기업에서 원하는 실무인재로 양성하고 있다. 조성명 구청장은 “일하지 않은 청년이 많다고 우려를 하는데 생활이나 교육 수준과 맞지 않는 일자리가 많아서 그렇다고 본다”며 “상상력을 가미한 미래분야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서역세권은 지리적으로도 최적이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와 경남 창원 국가산업단지 등 이미 둥지를 튼 로봇산업지역과 긴밀하게 연결,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조 구청장은 “강남은 로봇을 생산하는 지역을 지원하고 그를 위한 장을 펼쳐준다”며 “선투자를 하려면 시행착오나 손해를 감내해야 하는데 그만큼 여유 있는 곳이라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여느 지자체에서 찾아보기 힘든 로봇인공지능팀도 꾸렸다. 공무원들이 일일이 광역지자체와 연구소 대학 기업 등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하면서 특화사업을 추진했다. 수서동 로봇플러스테스트필드는 그 결실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구기관이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이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협업지능을 더하고 금속가공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 분야 숙련공 기술을 학습시킨다. 협동로봇이 사람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안전인증이 필요한데 현재 해외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표준 안전인증 기준도 수서에서 만드는 중이다.

인재 양성은 또다른 축이다. 수도공고 대진디자인고 등과 연계한 해커톤대회와 실무인재 양성과정이 벌써 빛을 발하고 있다. 맞춤형 채용을 지원하는데 참가자 80%가 로봇 기업에 취업했다.

산업분야 지원은 궁극적으로 주민들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하는 행정서비스와 연결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로봇 기업을 대상으로 공모사업을 열고 행정과 서비스, 생활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실증하도록 하고 있다”며 “로봇플러스테스트필드 개관을 시작으로 수서역세권 일대 로봇거점지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로봇산업 중심지로서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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