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정평가, 민생·의정갈등·불통 순
김용현 후보자 청문회서 사실상 ‘국정 검증’
입틀막·천공·수사외압 등 쟁점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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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의정갈등에 따른 응급실 비상사태나 급증한 가계 부채,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에 대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취지의 현실인식을 보여줬다. 8.15 광복과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인식도 드러났다.
그는 지난주 국정브리핑에서 의료공백과 관련해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다. 의료 개혁 때문에 생긴 게 아니다. 원래부터 그랬다”며 “비상 진료체계가 의사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지역의 종합병원 등을 가 보시라”며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도 했다. 8.15 광복에 대해서는 “우리가 독립전쟁을 해서 해방을 맞이하고 광복을 얻게 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고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금융당국마저 긴장하고 있는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금리인하로 (인한) 주택에 대한 대출 문제는 시장 원리에 따라서 공급도 늘리면서 정책금리 관리를 통해 잘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들썩이는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도 “국민 소득이 올라가고 수도권에 기업과 인력의 집중이 점점 강해져서 수요 압박에 의해 집값이 오르면 그건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로 14%가 ‘경제·민생·물가’를 꼽았다. ‘의대 정원 확대’와 ‘소통 미흡’이 각각 8%였고 외교나 일본관계엔 각각 5%씩, ‘인사’엔 4%가 손을 들었다. ‘무능’과 ‘김건희 여사 문제’에도 각각 3%가 부정평가 이유로 지목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에 열리는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주목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 취임 초반부터 경호실장으로 윤 대통령의 근거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국무위원으로 가까이에서 보좌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이 결정을 빨리 안 했으면 아마 신원식 현 장관이 조금 더 하고 아마 뒤에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어차피 국방부장관 할 사람’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날 인사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 개인에 대한 검증과 함께 대통령실 경호실장으로 일할 때 논란의 대상이었던 대통령실 이전과 천공의 대통령실 출입,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국회의원과 카이스트 학생에 대한 ‘입틀막’, 채상병 수사 외압 등에 대한 검증이 강도높게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도마위에 올라와 있는 뜨거운 감자인 ‘친일 인사’와 ‘뉴라이트’ 등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역사적 정체성’ 검증 과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윤 대통령의 사실상 ‘북한 붕괴론’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평가되는 ‘통일 독트린’에 대한 평가와 계획, 일본 자위대의 국내 진입 등 한일 관계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낸 김 후보자에게 ‘계엄령 선포’ 가능성도 따져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에는 야당의 주요 공격진이 포진돼 있어 주목된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안규백 김병주 부승찬 의원 등 국방 전문가들이 대거 자리 잡고 있고 민주당 지도부인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박범계 의원, 국정원 1차장을 역임한 박선원 의원이 질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방위는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여당 의원이 전체 17명 중 6명에 지나지 않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