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출금’ 차규근 2심 11월 25일 선고
1심 무죄·선고유예에 검찰 항소
검, 차규근·이규원·이광철 실형구형
차 “소설같은 공소장, 울분 치밀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 시도를 불법적으로 막은 혐의로 기소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당시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결과가 오는 11월 25일에 나올 예정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1-3부(박영주 부장판사)는 2일 이른바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 사건으로 기소된 차 의원 등 3명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고 “오는 11월 25일 오후 2시에 선고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차 의원과 이규원 조국혁신당 대변인(현직 검사),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2019년 3월 22일 밤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하자 이를 불법으로 금지한 것이 발단이다. 김씨는 이후 성 접대를 포함한 뇌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2022년 8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은 이들이 불법으로 긴급 출국금지 조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은 지난해 2월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일반 출국금지는 가능했다는 점에서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차 의원과 이 전 비서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 대변인에 대해서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장 대리인 자격을 모용해 긴급 출국금지 승인 요청서를 작성하고 관련 서류를 주거지로 가져가 은닉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4개월의 형을 선고유예했다. 선고유예는 범행 정도가 경미한 피고인에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 별다른 죄를 짓지 않으면 형을 면해주는 판결이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이날 차 의원과 이 대변인에게 각각 징역 3년,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법원은 출국 자유에 대한 제한은 필요 최소한이어야 하고, 출입국관리법 등 출국금지에 관한 법령 규정 해석도 최소한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며 “(김씨가) 아무리 악인이라도 적법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차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수사 과정을 보면 처음부터 미리 설정된 프레임에 소설 같은 공소장과 출입국본부 직원들이 고생한 걸 생각하면 울분과 분노가 치미는 것을 참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한 차 의원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 대변인은 “김씨의 출국이 저지되지 않았다면 큰 사회적 파장이 있었을 것이고, 재수사도 없었을 것”이라며 “16년간 몸담아온 검찰 조직이 환골탈태해 국민의 기관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현직 검사 신분으로 업무복귀 명령에 응하지 않고 조국혁신당 대변인으로 정당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대검찰청은 이 대변인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주장대로 김씨 출국을 허용하는 것이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공형주의에 부합하는 것인지, 출국을 막는 게 부합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한편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 의원 등에 대해 수사하지 못하도록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 검사들에게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