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 내년부터 노동시장에서 본격 이탈

2024-09-04 13:00:03 게재

작년 기준 약 450만명,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5.4%

기업 규모 작을수록 근로자 평균연령 크게 증가

KDB연구소 “고학력 중고령 노동인구 활용해야”

한국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베이비붐세대가 내년부터 노동시장에서 본격 이탈하면서 노동력 감소에 따른 기업의 인력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0년간 기업 인력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40~50대 근로자가 크게 늘면서 기업의 임금부담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3일 발간한 산은 조사월보 8월호 ‘기업인력 고령화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시점이 오면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2025년부터 2033년 사이 본격 이탈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년을 60세로 가정하면 2015년부터 본격 은퇴가 시작됐지만 실제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연령이 70세 정도로 조사됐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해당 연령의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450만명으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5.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지방 제조업 등은 청년 근로자 유입이 원활하지 않아 더욱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생산성 둔화 등의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과거와 달리 고학력의 양호한 건강조건을 갖추고 있는 50대 인력이 은퇴연령에 근접함에 따라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현재 50대 근로자의 대졸 이상 비율은 40% 수준까지 확대됐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중고령자 대상 역량 개발 프로그램 마련, 정년 이후 고용형태의 다양화 및 임금 체계 개편을 통한 계속고용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고령자는 중년층(45~55세)과 장년층(55세~65세)을 합친 개념이다.

◆10년간 40~50세 근로자 크게 늘어 = 2013년 대비 지난해 전체 임금근로자는 318만명 증가했다. 그 중 40~50세 근로자 증가분이 54.9%를 차지한 반면, 34세 이하 청년 근로자 증가분은 10.4%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월임금총액 비교시 40~50세 구간에 속한 근로자의 임금이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 월임금은 45~50세(506만2000원), 40~44세(502만8000원), 50~54세(499만원), 35~39세(468만3000원), 55~59세(449만4000원) 순이다.

중고령자 연령대의 임금 증가폭이 컸다. 2013년 대비 지난해 월임금총액 증가분은 40~44세(141만8000원), 45~49세(137만2000원), 50~54세(136만1000원), 35~39세(131만3000원) 순이다. 보고서는 “연공서열식 임금구조가 보편적인 상황에서 고임금층인 40~50대 근로자의 수가 크게 증가해 기업의 임금부담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대비 지난해 임금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월임금총액은 36.9% 증가했다. 해당 기간 소비자물가가 19.8%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월임금총액 상승률은 약 17.1%다.

25~39세 젊은 근로자 비중은 2010년 52.3%에서 지난해 36.2%로 지속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40~54세 근로자는 34.5%에서 37.6%로 증가했다.

◆10년간 평균연령 3.3세 늘어 =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근로자 평균 연령은 3.3세 증가했다. 규모가 작은 10인 이상 29인 이하 기업은 3.8세, 30인 이상 99인 이하 기업은 3.7세 증가한 반면, 500인 이상 기업은 2.3세 증가했다.

보고서는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현재 근무하는 직원 중 45세 이상 중고령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며 “반면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20~30대 등 젊은층의 비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300인 이상 기업에서 30~30대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서 대기업도 중소기업처럼 고령근로자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5인 이상 299인 이하 기업의 경우 20~30대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47%에서 지난해 37%로 감소했고, 300인 이상의 경우 같은 기간 59%에서 49%로 줄었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자체 분석한 취업자의 생산능력지수 추정치는 2011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2050년 사이에 7.2% 하락하는 등 취업자 수의 감소뿐만 아니라 취업자당 생산성 하락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고학력이 중고령 노동인구에 대한 활용 증진, 여성인력의 경제활동 참여율 개선 등을 통해 생산성 하락과 인력부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선진국 대비 낮고, 남성과 달리 30대 이후 하락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 경력단절 문제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남성 유아휴직 의무화를 통한 여성의 육아부담 경감, 육아퇴직 후 재채용 등을 통한 경력단절 예방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지속적인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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