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반대땐 국정조사
대법원장 특검 추천으로 한동훈안 일부 수용 압박
야당 비토권 ‘제3자 추천’ 생색내기, 여권 반대 여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3일 ‘제3자 추천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대법원장이 특별검사 후보(4명)를 추천하고 야당이 2명을 추친 뒤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3자 추천방식’을 반영해 압박하는 한편, 여권의 반대가 계속될 경우 국정조사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대법원장과 야당이 특검후보를 추천하는 것을 골자로 한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4명 추천하고,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 가운데 를 2명을 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그중 1명을 임명하게 된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와 지난 5월에 발의한 관련 특검법이 대통령 거부권에 막히자 8월 김검희 여사를 수사대상에 포함하는 세 번째 법안을 발의했는데 모두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한 ‘제3자 추천방식’을 가미한 것인데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야당이 후보군을 압축한다는 점, 대법원장에게 후보 재추천을 요구하는 ‘거부권’을 부여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기존 법안의 특검 파견검사는 20명에서 30명으로,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은 40명 이내에서 60명 이내로, 특검보는 3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제보 공작’ 의혹은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김용민 민주당 정책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이 ‘제보 공작’을 포함한 특검법을 발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4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특검법안을 상정해 지난달 발의한 법안과 병합 심사한 뒤 이달 안에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야당 단독 의결과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야당 비토권’을 독소조항이라며 기존 법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이번 특검법이 185명의 야당 의원(개혁신당 제외) 동의로 발의됐지만 재표결을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자체 특검법을 약속했던 한동훈 대표를 압박하는 한편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