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보호여력 없어”
최근 미얀마 난민 8천명 입국
군정과 반군간 교전피해 이동
방글라데시는 최근 미얀마 군사정권과 반군 간 교전을 피해 입국한 로힝야족 난민 8000여명이 입국했다면서 이들을 보호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방글라데시 일간 다카트리뷴 등의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정부의 난민담당 고위 관리인 모하마드 샴수드 도우자는 “최근 두 달 동안 8000명의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방글라데시가 이미 과부하 상태에 있으며 더 이상 이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최근 몇 달간 입국한 로힝야족의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우자는 이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심도 있는 논의가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토우히드 호사인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외무 고문(장관격)도 하루전 기자들에게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 로힝야족에 동정심을 표하면서도 추가로 입국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보호를 제공할 능력이 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글라데시 측이 미얀마와 맞닿는 국경을 봉쇄했지만 완전히 차단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곧 내무 고문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입국한 로힝야족 송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미얀마 반군 측과 소통 채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방글라데시 내 로히양 난민 수만명은 미얀마 군사 탄압 7주년을 기념하는 집회를 열고, 폭력의 종식과 고국으로의 안전한 귀환을 요구했다.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소수민족 로힝야족 100만여명은 2017년 이래 군정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입국했다. 유엔은 당시 탄압을 “집단 학살 의도”로 규정했다.
현재 이들은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지역 캠프에 머물고 있으며, 미얀마로 돌아갈 희망이 거의 없는 상태다. 미얀마에서는 이들에게 시민권과 기본적인 권리가 대부분 부여되지 않고 있다.
로힝야족은 최근 들어 방글라데시와 접한 미얀마 라카인주 대부분을 차지한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과 군정 간 교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방글라데시 정부에 피난처를 제공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난민은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언제까지 친척들과 함께 지낼 수는 없다”며 “정부가 우리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식량과 기타 필수 지원을 보장해주기를 간청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지난달 호세인 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가 더 이상 로힝야 난민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며, 인도와 다른 국가들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국제 사회에 아라칸 군대가 로힝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더 강한 압력을 가할 것을 요청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