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스윙보터’ 누가 잡을까
이틀뒤 대선 첫 TV토론
화돋우기 vs 정책 공략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의 분수령이 될 첫 TV토론 대결을 이틀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여 대역전극을 이룰 것처럼 보였지만, 8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선 전국 지지율 47%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8%)을 1%포인트 차로 여전히 추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대선후보로 본격 등판한 시점인 지난 7월 22~24일 같은 기관 조사에서 46% 대 48%로 트럼프에게 2%포인트 뒤진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해리스는 7개 경합주에서 러스트벨트(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선 트럼프를 1~2%포인트 앞섰으나 나머지 4개주(네바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선 48%로 동률이었다.
대선이 두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의 28%는 ‘해리스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는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밀렸던 여성, 젊은 층, 라틴계 등 집단에서는 일부 지지율을 되찾았지만, 전통적인 민주당의 강점을 되찾지는 못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응답자의 47%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너무 진보적’이라고 답한 것도 민주당에 또 다른 경고 신호로 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너무 보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2%였다.
분야별로 업무수행 신뢰도를 묻는 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와 이민 부분에서 각각 신뢰도 55%와 53%로, 해리스 부통령보다 13%포인트, 10%포인트씩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54%)와 민주주의(50%) 부문에서 15%포인트, 5%포인트씩 우위를 보였다.
해리스-트럼프간 ABC방송 주최 대선 TV토론은 단 이틀 남았다. 해리스는 지난 5일부터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호텔에 체류하며 사실상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토론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유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참모들과 만나 예상 질문을 점검하는 등 틈틈이 준비하고 있다.
NYT는 해리스와 트럼프 캠프 모두 이번 토론을 “트럼프에 대한 생각은 정리했지만 해리스를 여전히 궁금해하는 ‘스윙 보터’(swing voter·부동층 유권자) 수백만명에게 해리스를 정의할 중대한 순간”으로 간주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자기 파괴적인 본능”을 끌어내면서 자신을 “차분하고 대통령다운” 후보로 내세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논란이 될만한 발언을 하고 화를 주체하지 못하도록 자극하면서 자신은 그와 차별화되는 정책 구상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트럼프의 참모들은 해리스의 공략 포인트를 예상해 대비하려고 하지만, 문제는 트럼프 본인이다.
참모들은 그에게 “심술궂은 불한당 트럼프”(mean bully Trump)가 아닌 “유쾌한 트럼프”(happy Trump)가 되어야 한다며 토론에서 인신 공격이 아닌 정책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