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남부경제권 반도체 거점 추진
한국형 '엔비디아’ 육성
텔레칩스 등 '팹리스’ 유치
대구시가 반도체 설계전문기업 ‘팹리스’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산업의 핵심거점도시 도약을 추진한다.
대구시는 민선 8기 이후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구축, 팹리스 지원과 유치 등을 추진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세계시장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Fabless) 업체를 유치해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발판을 마련하고 대구경북신공항 첨단산업단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거대 남부경제권 형성을 추진한다는 게 대구시의 구상이다.
시는 그동안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인력 양성 및 지역 대학 내 기반 구축을 본격 추진했다.
지난 5월에는 경북대 반도체 특성화대학원이 선정되면서 장비 ‘오퍼레이터’에서 석·박사급 인력까지 연간 1750명의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인력양성 체계를 완성했다.
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는 기업전용 센서연구 및 위탁생산을 수행하는 D-Fab, 경북대에는 화합물 반도체 특화 반도체공동연구소 등의 기반시설을 구축해 산학협력 활성화와 전문인력 양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 개발지원센터도 문을 열고 2025년에는 팹리스 검사·검증센터를 구축하는 등 팹리스기업 육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전문인력을 수급할 수 있는 경북대반도체특성화대학 및 대학원, DGIST 반도체 설계검증플랫폼 등은 국내외 팹리스 기업의 대구유치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를 만들지 않고 설계만 하는 기업으로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공장을 지어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Foundry) 기업과 달리 기술만 있으면 작은 규모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젠슨 황이 이끄는 엔비디아를 비롯 AMD, 애플, 퀄컴 등과 같은 기업을 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유니쿼화이’의 한국법인인 대구 1호 팹리스 ‘아이디어스투실리콘’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 및 IP(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으로 지난 7월 대구시 산격청사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내년 하반기 본사를 신축한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적외선 스펙트럼센서 전문기업 ‘스트라티오’도 한국법인 ‘에스티랩스’를 설립해 지난 6월 수성알파시티 내 SW융합테크비즈센터에 새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텔레칩스’는 지난해 7월 대구TP 대구벤처센터에 임시연구소를 개소하고 경북대, 대구대 등의 우수한 지역 인력 8명을 채용했으며, 올 하반기 수성알파시티에 대구연구소 건립공사를 착공할 계획이다.
비디오 IP전문기업인 ‘칩스앤미디어’는 지난 4월 대구TP 대구벤처센터에 연구소를 개소하고 올해 안에 지역 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DGIST에는 차량용 전력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인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도 연내 연구소를 개소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지난 7월 AI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퓨리오사AI, 딥엑스, 모빌린트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산 AI반도체 실증부터 반도체 SW 개발, 반도체 SW 센터 구축, 인력양성 등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협력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시는 향후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을 발판으로 신공항 첨단산업단지에 반도체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2029년 준공 예정인 신공항 첨단산업단지는 첨단 모빌리티 허브로서 시스템반도체 및 수소 서비스 융복합 업종을 유치목표로 추진 중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는 디지털산업과 첨단 제조업을 바탕으로 반도체 수요와 기업 성장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들을 갖춘 도시”라며 “앞으로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거대 남부경제권을 견인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