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도심 신교통수단 도입
‘무궤도 굴절차량’ 추진
국회서 제도개선 세미나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인 수소트램에 이어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 도입을 추진, 도심 교통시스템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잇따른 신교통수단 도입으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최하위권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대전시는 11일 오전 윤재옥 국회의원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도시교통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신교통수단 도입 방안’을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대전시가 도입을 추진하는 신교통수단은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이다.
이날 세미나는 대전교통공사가 주관했으며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대한교통학회, 한국교통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교통전문가와 국책연구기관이 대거 참석했다.
세계적인 대중교통 전문가인 호주 모나쉬 대학의 그레엄 커리 교수가 1부에서 ‘세계 선진도시 신교통수단 운영 동향 및 한국 도입방안’이라는 주제로 신교통수단을 소개했고 이후 전문가들과 기관의 토론이 이어졌다.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은 쉽게 말해 현재 대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상 트램과 기존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중간 정도 되는 시스템이다. 겉으로 보면 트램과 비슷하지만 궤도가 없고 바퀴가 달려 기존 BRT와 유사하고 연결 차량이 3개 이상이라는 점은 다르다. 이미 스위스와 중국, 호주 등 여러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가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에 주목한 이유는 도시철도 수준의 수송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궤도 설치 없이 기존 도로를 활용할 수 있어 트램 대비 건설비가 크게 저렴하고 버스전용차로만 있다면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어서다. 이 준 철도기술연구원 철도정책연구실장에 따르면 대전 3호선 계획안(28.1㎞)을 기준으로 신교통수단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트램 대비 사업비가 54%나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의 대표기술은 도로 코너 등에서 나타난다. 3개 이상 차량이 연결된 만큼 코너돌기가 쉽지 않지만 이 시스템에선 안정감있게 돌 수 있다는 게 대전시 설명이다.
대전시는 이번 세미나를 기점으로 내년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고 있는 서구 가수원네거리~유성구 유성온천네거리 6.2㎞ 구간이다.
처음 국내 도입을 추진하다보니 무엇보다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트램은 철도 관련법에, BRT는 BRT법(간선급행체계의 건설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하고 있다. 무궤도 굴절차량시스템은 트램과 BRT 중간인 만큼 해당 관련법이 없는 상태다.
차량 역시 기존 버스와 다르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규정하고 있는 버스의 길이 등에 대한 규정 개선도 불가피하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대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지자체가 새 교통수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제도개선과 더불어 대전시에서 빨리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제특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전시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18.8%에 불과하다.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해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국내 최초 신교통수단 도입 시범사업과 도시철도 2호선 수소트램건설 등을 통해 교통도시 대전의 제2 도약기를 마련하겠다”며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정부·국회·학계 등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