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은행권, 고령화시대 역할과 과제 공감
도쿄서 공동세미나 개최 … 일본 SMBC 사례 등 공유
한국과 일본 두나라 은행권이 고령화시대 금융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한일 양국은 전세계 어느나라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환경의 변화가 두드러져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5일 도쿄에서 일본은행협회와 고령화시대 금융의 역할 등을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심윤보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실장과 김송애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그룹장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김 그룹장은 SMBC가 2018년 ‘인생 100년 시대’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2021년부터 ‘SMBC 그룹 고령사회 대응에 관한 방침’을 수립해 진행해 온 과정을 설명했다. 예컨대 고령의 고객을 위해 금융 및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SMBC 엘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여 금고의 활용과 유언신탁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는 기본이고, 건강과 일상생활에 대한 비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비금융서비스의 경우 SMBC가 가지고 있는 타 업종의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24시간 건강 상담전화 가동 △가사대행 서비스 △요양시설 소개 △여행 예약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엘더 컨시어지’로 불리는 고령자에 특화한 상담 및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을 전국적으로 250명 가량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고령자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안심하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 △신뢰할 수 있는 상담자 역할 △전담 은행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관련 SMBC는 다음달부터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님 등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 플랜’도 도입해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심윤보 실장은 인구구조 변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심 실장은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는 조달구조 안정성 저하와 대출 성장세 저하, 종합자산관리 수요 확대 등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융기관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 등) 고성장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심 실장은 특히 새롭게 부상 중인 고객층으로서 ‘뉴시니어 세대’에 주목한 서비스 강화와 사회공헌 및 상생금융 활동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시니어층은 일상생활과 소비, 경제활동에서 기존 고령층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며 “이들 고객은 은퇴이후 고정적인 소득흐름의 창출과 자산의 관리, 건강보장 등의 요구가 높다”고 분석했다.
심 실장은 그러면서 “(금융권은) 고령자 고객의 생애주기에 따른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요양과 주거, 다양한 케어 서비스, 웰다잉까지 완결된 서비스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는 “이번 세미나는 양국 금융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논의하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양국 은행협회가 지속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측에서 이 전무 등 14개 사원기관 실무자, 일본측에서 마쓰오 쓰지 일본은행협회 전무 등 7개 사원기관 실무자가 참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