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직판조합 새 이사장 선임에 대한 우려
다단계업체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인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지난달 29일 총회를 열고 배수정 현 한국암웨이 대표를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직접판매공제조합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다단계판매회사와 후원방문판매회사의 불법영업행위로 인한 소비자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해야만 다단계판매업을 등록할 수 있다.
직접판매공제조합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인가한 공제규정에 의해 기업평가 매출실사 등을 실시하며 회원사와 공제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또 불법행위 근절과 자율적인 시장정화를 선도해야 한다. 소비자보호 선도 등 시장정화 활동을 통해 소비자피해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공조직인 셈이다. 공제조합은 설립목적상 소비자피해구제와 보호가 가장 우선시된다.
다단계업체를 대상으로 공제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다단계업체 운영상 불법판매 등 유혹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이라고 불린 제이유사건 등 그동안 각종 다단계업체 불법판매행위로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는 이런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다단계업체들이 공제조합에 가입해야만 정식 판매업체로 인정하고 있다. 다단계업체들 역시 일정금액을 공제조합에 기금으로 조성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보상을 위해 사용한다. 공제조합 설립을 대통령령으로 정한 이유이도 하다.
이번 배 이사장 선임을 두고 공정위나 업계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배 이사장이 한국암웨이 대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공제조합 총회에서 겸직에 대한 부분을 용인했지만 업체를 관리하는 감독기관 수장이 가장 큰 다단계업체 대표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제조합에 가장 많은 공제금액을 내는 업체 역시 한국암웨이지만 공적자금을 관리하는 것은 이와 별개로 엄격하게 분리되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같은 점 때문에 공정위도 업체 대표가 공제조합 이사장을 겸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공제조합 규정에 업체 대표 겸직금지조항도 없어서 특별히 강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함께 다단계업체 대표 공제조합인 특수판매공제조합의 경우 1대 이사장을 제이유대표가 역임했을 때 대형사고가 터진 사례도 있다.
배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직접판매산업뿐 아니라 유통업 전반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위대한 도전자가 돼 시대를 앞서가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 이사장의 이같은 주문이 공제조합보다 한국암웨이 취임사처럼 들리는 건 기자의 편협한 시각일까.
정석용 산업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