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 식당가 때아닌 무더위 특수
비수기에도 매출 23% 늘어
시원·쾌적 장점 ‘늦캉스’족도
역대급 폭염과 무더위로 백화점이 때아닌 ‘식객’ 특수를 누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과 달리 휴양지 대신 시원·쾌적한 백화점을 택한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비수기에도 식당가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본점 천호점 미아점 목동점 중동점 킨텍스점 등 6개 점포의 8월 1일부터 9월 8일까지 식당가와 푸드코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6개점은 뉴타운을 비롯 주변으로 대단지를 끼고 있는 이른바 ‘슬세권'(슬리퍼+세권) 점포들이다. 현대백화점 전체 15개 점포 식당가·푸드코트 평균 매출 증가율(10.4%)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통상 여름은 휴가철 여행객이 많아 백화점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올해는 날씨와 물가라는 외부 환경이 백화점 쇼핑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여름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평균기온을 기록할 정도로 극심한 무더위에 열대야까지 길어지며 실내 쾌적한 쇼핑 공간에서 식사를 즐기는 고객이 늘고 고물가·고환율 부담에 성수기를 피해서 휴가계획을 세우는 ‘늦캉스족’이 증가하며 한여름 식당가 집객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반경 1㎞ 내외 도보 이동권 내에 대단지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이 밀집한 점포일수록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실제 현대백화점 중동점의 경우 다양한 세트메뉴로 가족단위 고객이 많은 ‘텍사스 로드하우스’ ‘이탈리’ ‘호우섬’과 1만원대로 9첩 상차림으로 1인가구 가성비 매장으로 주목받는 ‘다솥’의 경우 소비자들이 몰렸다. 덕분에 중동점 식품관 매출과 고객수(8월 1일~9월 8일)는 전년동기보다 각각 39.5%, 33.6%씩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역 밀착형 백화점이 가장 점포별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내부매장(임차인)이 식품분야 ”라며 “식품 매장을 중심으로 동네 생활권에 스며드는 지역 마케팅을 강화하고 지역민 특성에 맞는 단독 브랜드를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