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혁신당, 10월 재보선 ‘제 갈 길’…멀어지는 선거연대
혁신당 ‘호남 경쟁·부산 연대’ 제안에 “민주당으로 집권여당 심판” 부산 금정구청장, 3파전 구도 가능성 … 막판 단일화 가능성 남아
10월 16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야당의 선거연대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야의 최대 관심지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모두 후보를 공천하고 ‘자당 중심’ 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에서 ‘집권여당 심판’ 분위기를 끌어올려 승리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10월 기초단체장 재·보선 후보자에게 공천장을 수여했다.
민주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는 김경지 후보,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는 한연희 후보,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장세일 후보,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에는 조상래 후보를 각각 공천했다. 이재명 대표는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엄중한 경고를 받고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라며 “대책이 없는 사람에게 ‘금융 치료’가 필요하듯 이 정권에는 ‘선거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정지역이 아닌 민주당을 통째로 대표하는 존재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져달라고도 했다.
같은 날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 시장에서 류제성 구청장 후보와 함께 상인들을 만났다. 조 국 대표는 SNS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방문했던 사실을 전하면서 “지난 8번의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7번 승리했다”면서 “새로운 야당의 새로운 후보로 판을 뒤집어보려 한다.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의 PK 지배에 파열구를 내고 또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조 대표는 금정구청장 보선은 여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민주당에 선거연대를 제안했었다. 혁신당이 공천한 류제성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정해 보궐선거를 치르자는 취지로 해석됐다.
10월 단체장 재·보궐 선거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전남(곡성·영광),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은 부산(금정구) 인천 강화 등 4곳에서 펼쳐진다. 거대 양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호남에서는 조국혁신당이 ‘경쟁’을 선언하며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장 현 후보, 곡성군수 재선거에 박웅두 후보를 각각 공천했다. 특히 장 현 후보는 직전까지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당하고 혁신당으로 옮겨 재선거에 나서게 됐다.
조 국 대표는 ‘호남 경쟁·영남 연대’를 주장하며 “호남은 사실상 민주당 일당 독점 상태로 고인 물은 썩는다”면서 “더 좋은 사람·정책으로 경쟁해야 호남 정치가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제안에 직접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여당 심판의 연장선에 있는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1일 이재명 대표가 ‘선거 치료’를 강조하고, 민주당 부산시당은 “집권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정구청장 선거와 관련해선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금정구청장이 배출된 바 있고, 4.10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40%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는 점을 들어 “야권후보 단일화는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또한 당의 출발을 알릴 정도로 각별한 인연이 있는 부산 선거를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6년 지방선거 공천전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3파전 구도로 출발할 공산이 크다. 물론 선거 전이 본격화 돼 여야 대결구도가 선명해지면 ‘정권심판’을 매개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오는 10월 16일 치러질 재·보선에서는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 서울시 교육감을 선출한다. 오는 26~27일에는 후보자 등록, 다음 달 3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