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C 준비”…대통령실, 의정갈등 장기전 예고
장상윤 수석 “2025년 의대증원 백지화, 현실적으로 불가능”
의료공백 피로감엔 “구조 바꿔야 전공의 돌아올 마음 생겨”
대통령실이 의대증원으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치는 모습이다. 의료참사 발생 우려는 최소화하고 대화를 강조하되 밀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12일 의대증원 논란으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와 관련 “저희들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도 가정하고 대비를 해 왔다”며 “플랜B, 플랜C 뭐 이런 것들도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고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단체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내년도 의대증원 백지화에 대해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장 수석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수능 원서접수도 지난주에 끝났고, 52만 명이 보게 돼 있다. 이번 주에 9월 9일부터는 수시모집에 들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입시단계에 넘어온 이 사안을 다시 되돌리거나 조정을 하자라는 것은 사실 현장에 있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는 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여야의정 협의체라는 대화의 장이 열려 있으니까 들어오기 전에 조건을 ‘2025학년도 논의 안 하면 우리는 안 들어간다’ ‘뭐를 논의해야 들어갈 수 있다’ 그것을 전제조건 없이 들어와서 자유롭게 내놓고 대화를 해 보자라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까 의제로 삼는 것은 (의사단체가) 와서 대화를 통해서 해결을 해야 되는데 ‘2025학년도 정원문제는 이런 단계에 와 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라는 것을 저희는 그냥 현실을 얘기해 드린 것”이라며 “이걸 의제화하자 말자 이렇게 저희가 전제조건을 달아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보건복지부 장·차관 등 문책과 윤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그것도 저희는 (의사단체가 내건 여야의정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다”며 거부의사를 확인했다. 그는 “의료개혁은 사실은 저희가 의대증원 문제만 초점을 맞춰서 그러는데 필수의료패키지부터 해서 1년 8개월 이상 준비를 해온 사안”이라며 “이렇게 갈등상황이 된다 그래서 뭐 사과를 한다거나 문책을 하는 것은 오히려 개혁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장 수석은 “저희가 그동안 꾸준히 (의료개혁을) 추진해 왔고, 저희들의 판단으로는 대다수 국민들께서 이 개혁의 내용에 대해서는 굉장히 지지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일로 인해서 이것마저도 결국은 되돌려야 되는 것 아니냐, 잘못된 것 아니냐 이런 인식이나 이런 것들이 생겨서는 안 되겠다”고 했다.
의대증원 갈등 장기화로 인한 국민의 지지여론 약화와 관련해서는 “그렇다고 여기서 다시 뒤로 돌아가면 개혁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 수석은 “그렇지만 저희가 개혁을 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문제 해결방안들을 서로 찾아가면서 가고 있다”며 “의대정원 문제를 빼고 나머지 의료개혁 과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가를 높여주고,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 주고, 무너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고, 거기에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하는 부분들은 다 동의를 해 주고 있다”며 “의료계에서도 공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부분은 속도를 내야 된다”며 “전공의가 이탈한 상급종합병원 거기가 어려움이 있지만 이 구조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면, 또 전공의에 의존했던 인력구조나 이런 것들이 바뀌면서 오히려 전공의들도 바뀌는 현장을 봐야 돌아올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을 이번 달부터 시작을 하기 때문에 병원들이 많이 호응을 해 주신다면 현장이 변화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것”이라며 “현장을 정말 수련의에 맞게, 또 그들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잘 바꿔준다면 오히려 그게 (전공의 복귀)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추석연휴 의료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당직 병의원을 이번에 신청받아서 해 보니까 다행히 8000개 가깝게 돼 있는데 설에 일평균 3600개소였다”며 “그래서 두 배 넘는 당직 병의원들이 문을 열어준다”고 안심시켰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