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신공항 ‘안갯 속으로’

2024-09-14 13:00:00 게재

홍준표·이철우 정면충돌

거친 설전 속 ‘갈라서기’

행정통합과 신공항건설을 두고 대구시와 경북도의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의 신공항 입지를 변경하는 ‘플랜B’ 발언에 그동안 말을 아꼈던 이철우 경북지사가 맞대응하며 정면충돌했다. 이 때문에 행정통합은 중단됐고 신공항건설 사업도 삐거덕거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지사는 12일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 시·도민이 함께 피땀흘려 만들어온 성과물로 홍준표 시장 한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홍 시장을 직격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홍 시장의 돌출발언과 일방적 공격에 대해 진흙탕 싸움으로 비쳐질까 정말 많이 참았다”며 “대구시장 말 한마디로 공항입지를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왕조시대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대구시장이 마치 의성군 때문에 신공항이 추진되지 않는 것처럼 비난하고 경북도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여론전을 펼치는 것은 대구시가 추진 중인 신공항건설 SPC 구성이 차질을 빚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홍 시장을 비난했다.

이 지사는 SPC 구성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신공항사업과 관련 제일 중요한 것은 건설업자를 못 구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SPC 사업자에게 공항신도시 건설, 철도·국도 등 광역교통망 건설 등을 묶어 패키지로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대구시에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대구는 물론 경북 의성 군위도 함께 SPC에 투자하고 군공항 건설 11조5000억원, 민간공항 건설 2조6000억원, 공항신도시 조성 1조1500억원, 관광문화단지 조성 1조원, 연계교통망 10조3000억원 등 신공항 관련 사업을 패키지로 묶으면 31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과 관련 “(홍준표 시장이) 스스로 시작한 행정통합이 본인 생각대로 되지 않자 일방적으로 무산을 선언했고 정부의 재논의 중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서울특별시처럼 운영한다고 했으면 그 때 당장 때려치우라고 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이 지사의 기자회견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는 팩트를 지적하고 있는데 상대방들은 비이성적인 감정적 반응만 한다”며 “그만 억지 부렸으면 한다”고 했다. 전날 밝힌 신공항건설 플랜B 방안에 대한 이 지사의 반응이 감정적이라는 것이다.

홍 시장은 “공동 신청한 두 지자체 중 한 단체가 유치신청을 철회하면 차순위 신청자가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며 공항 입지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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