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1면에서 이어짐
KDI는 지난 5월까지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6월 들어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선 뒤 7월부턴 경기 개선세가 미약하다는 진단을 이어오고 있다. KDI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2.2%→2.6%‧5월)한 지 3개월 만에 2.5%로 낮춘 것도 이러한 진단의 연속선상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경기부진의 원인을 고금리로 꼽으며 유연한 통화정책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매판매가 저조하고, 계속 줄어든 건설투자를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투자와 관련 고용도 부진을 지속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개인사업자의 연체율 상승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내수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최근 경제지표도 내수를 중심으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7월 재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만 해도 전월 대비 1.9% 줄었다. 소매판매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뒷걸음질 치다가 6월(1.0%) 들어 반짝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 생산도 전달 대비 0.4% 감소했다.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세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1.7%‧7월) 역시 5월부터 세 달 연속 역주행 중이다.
내수 불황에 대한 경고음을 내는 곳은 KDI뿐만이 아니다. 산업연구원(KIET)의 ‘8월 제조업 PSI’(전문가 서베이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은 111로 기준치(100)를 넘겼지만 내수는 97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수출 호조, 내수 부진’의 경기 양극화를 한국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부진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