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청년들, 전화사기 해외 콜센터 가담”
말단 상담원이 총책 되기도
보이스피싱합수단, 6명 구속
“국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청년들이 중국에서 장기간 불법체류 상태로 콜센터를 옮겨 다니며 보이스피싱(사기전화) 범행에 가담했다.”
보이스피싱범죄정부합동수사단(단장 홍완희)이 12일 중국 싼야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사기전화 콜센터를 적발, 총책 등 10명을 입건하고 이 중 7명(6명 구속)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중 총책 20대 A씨는 2019년 중국 콜센터 말단 상담원으로 시작해 팀장을 거쳐 올해 2월 자신만의 조직을 꾸려 총책에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단은 올해 1월 700만원 피해를 본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같은 조직의 실체를 규명해 일당을 검거해 지난 5월부터 순차적으로 기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앞서 A씨가 2019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 친황다오, 다롄, 칭다오 등에서 사기전화 콜센터 상담원과 팀장으로 활동하며 수사기관을 사칭해 101명으로부터 44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했다.
이후 추가 수사를 통해 올해 3~5월 사이에 싼야에서 콜센터 총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5명으로부터 약 2억원을 편취한 A씨를 범죄단체조직·활동,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12일 추가 기소했다.
합수단은 이 과정에서 싼야 콜센터 외에도 지난 5년간 다수의 콜센터를 통해 피해자 106명에게서 약 4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조직원) 일부는 독립해 자신의 콜센터를 새로 조직, 다수의 중소규모 콜센터가 난립하는 실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다수의 청년이 중국에서 장기간 불법체류 상태로 여러 콜센터를 옮겨 다니며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지난 7월 말 합수단 활동 성과를 밝히면서 조직적 비대면 사기범죄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다수의 중소규모 조직이 난립해 전체 범죄조직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범죄전력 없는 20대 사회초년생까지 해외 콜센터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모집책과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인센티브제나 총액제 등 수당형태까지 사전 협상한 후 콜센터 조직에 가담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