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9~22일 ‘체코 원전 쐐기’ 순방
대통령실 “글로벌 원전동맹파트너십 구축”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에 “재도약”
윤석열 대통령은 19일부터 22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체코를 공식 방문한다.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 수주 사업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다. 한국과 체코는 내년 수교 35주년 및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공식 방문을 통해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팀코리아의 확고한 협력 의지를 체코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으로서 우리 기업의 원전 사업 수주가 확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 세일즈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의 이번 체코 공식방문을 계기로 한-체코 간 원전 동맹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서 한미가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글로벌 원전동맹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력 기술 협력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의 핵연료 연구는 물론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포함한 차세대 원자력 연구·개발 등이 주요 의제다. 우리나라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국 간 인력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 서울을 출발해 같은 날(현지시간) 오후 체코 수도 프라하에 도착할 예정이다. 체코는 페트르 파벨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 외교·안보를, 페트르 피알라 총리가 정부 수반으로서 경제·사회 정책 수립을 각각 담당한다.
윤 대통령은 공식 방문 첫날 파벨 대통령과 단독·확대회담을 열어 양국 관계 강화방안을 논의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파벨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환영식 및 공식 만찬에도 참석한다.
이튿날인 20일 오전 윤 대통령은 파벨 대통령과 함께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같은 날 피알라 총리와 함께 프라하에서 약 90㎞ 떨어진 풀젠시를 방문해 원전 관련 기업을 시찰한다. 이후 프라하로 돌아와 피알라 총리와 소인수회담과 업무 오찬을 할 예정이다.
여기서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원전 협력을 포함해 무역·투자·첨단기술·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제도화할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참석한다.
이후 윤 대통령은 체코 상·하원의장과 각각 회담하고 양국 관계 심화를 위한 체코 의회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 예정이다.
유럽의 중앙부에 위치한 체코는 동서 유럽을 연결하는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통한다. 유럽의 4대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제조업 기반이 강해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100개 이상의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경제구조라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서 잠재력이 매우 큰 전략적 파트너”라며 “미래차, 배터리, 수소, 첨단농업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도 체결해 안정적 교역 투자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을 위한 협력도 의제로 오른다. 철도와 도로, 발전소, 병원 등 인프라 재건에 필요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 진출 경험과 네트워크가 풍부한 체코 기업이 협력하는 방식이다.
또 이날 저녁 동포 만찬 간담회를 주재하는 것으로 체코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국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2015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의 체코 방문 이후 약 9년 만의 공식 방문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8년 11월 체코를 방문했으나 당시 체코 대통령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총리와 회담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12일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해 “고사 직전까지 갔던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원전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허가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