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이', ‘팔’점령 끝내고 배상하라”
124개국 찬성, 12개국 반대
한 ‘기권’ 미 ‘반대’ 일 ‘찬성’
유엔총회는 18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불법 점령을 1년 이내에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 지지로 채택했다. 찬성 124 대 반대 12로 통과됐고, 43개국은 기권했다. 참관국(업저버) 자격인 팔레스타인은 자신들이 제출한 결의안이 통과되자, “역사적”이라고 환영했다.
유엔총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불법적으로 주둔하는 행위를 지체 없이 중단해야 한다”라며 “이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책임을 수반하는 지속적인 성격의 부당한 행위에 해당하며, 12개월 이내에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배상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총회의 결의는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한 국제적 반대 여론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결의안은 유엔 최고 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지난 7월 판결을 지지한 것이다. 당시 국제사법재판소는 팔레스타인 영토에 이스라엘이 주둔하는 것은 불법이며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 이스라엘이 점령국으로서의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판결하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총회 투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4만1천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가운데 이뤄졌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되는 대량학살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가자지구에 충분한 인도주의적 원조를 허용할 것을 명령하는 판결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체코, 헝가리, 아르헨티나와 몇몇 작은 태평양 섬 국가 등 12개국은 유엔총회 결의안에 반대했다. 독일, 영국, 캐나다, 우크라이나, 한국 등 43개국은 기권했다. 일본과 프랑스 등은 찬성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 결의안을 환영하며 전 세계 국가들이 이스라엘이 결의안을 준수하도록 압력을 가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압바스 수반은 “이 결의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는 예루살렘을 포함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전면적인 침략과 대량학살에 직면해 있는 우리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자유와 독립이라는 열망을 달성하고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새롭게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을 점령했고, 1980년 성지 전체를 합병했다. 국제법은 무력에 의한 토지 취득을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한 점령국이 ‘자국 민간인의 일부를 점령 영토로 이주시키는 것’을 금지한 제4차 제네바 협약을 위반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정착촌을 건설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제사회는 이 점령을 불법으로 간주한다.
인권 옹호 단체인 ‘중동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캐나다인들’은 자국의 기권선언을 “국제법과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비겁한 거부”라고 맹비난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