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공개채용 합격자를 발표할 때 이름과 생년월일 일부 등 특정인을 추정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경기도 인권보호관의 결정이 나왔다.

경기도는 지난달 인권보호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해 31개 시·군 및 28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경기사랑 도민참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시·군 및 공공기관에서 채용 합격자 공고 시 합격자를 추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과다하게 노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경기도 인권센터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상임 인권보호관은 관행적인 합격자 발표 방식이 도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직권조사를 개시했다. 조사는 도내 시·군 및 공공기관이 2024년 1월에서 6월까지 발표한 채용 합격자 공고 현황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일부 시·군 및 공공기관이 합격자의 이름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정보를 조합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인권보호관 회의’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채용 합격자 공고 방식은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 제6항 및 제7항의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위반해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채용 합격자 발표 시 수험번호로만 합격여부를 공고하는 비공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31개 시·군 및 28개 공공기관에 전달했다.

해당 내용을 전달받은 기관은 자체 조사를 통해 채용 공고 방식을 점검하고 2개월 이내에 점검결과 및 조치계획을 경기도 인권센터에 제출해야 한다.

도는 “이번 의견표명은 행정분야에서 도민의 사생활 보호 관련 인권의식을 높이고 보다 인권친화적인 행정이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기도나 도 소속 행정기관 출자·출연기관 사무위탁기관, 도의 지원을 받는 단체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에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누구나 경기도 인권센터에 상담 및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당사자가 아닌 제3자 신청도 가능하며 상담내용은 비밀이 보장된다. 접수는 경기도 인권센터(031-8008-2340/031-120+ARS 8)로 하면 된다.

‘경기도 인권보호관 회의’는 인권센터로 접수된 사건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권침해 여부를 결정하고 시정 권고 및 의견표명을 통해 침해된 인권을 구제하는 합의제 심의·의결 기구로 지난 2017년 8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