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음주운전자 방지장치 달아야
음주운전 사고 10건 중 4건은 재범
다음달 25일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앞으로 음주운전 재범자들은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설치한 차량만 운전해야 한다. 이런 조치는 처벌이 강화되는데도 줄어들지 않는 음주운전 재범률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10건 중 4건은 ‘전력자’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18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19년 13만772건에서 2020년 11만7549건, 2021년 11만5882건으로 줄어들다가 2022년 13만283건, 지난해 13만150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특히 2회 이상 음주운전 재범률은 지난해 42.3%(5만5007건)에 달했다.
국민들의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음주운전 사고 재범률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총 7만5950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1만5708건, 2020년 1만7247건, 2021년 1만4894건, 2022년 1만5059건, 작년 1만3042건이다.
이 가운데 과거 음주운전 적발 이력이 있는 이른바 ‘음주 전력자’에 의한 사고는 전체의 43.3%인 3만287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음주 전력자의 사고 건수(전체 대비 비율)는 2019년 7244건(46.1%), 2020년 7514건(43.6%), 2021년 6549건(44.0%), 2022년 6149건(40.8%), 지난해 5421건(41.6%) 등이었다.
사정이 이렇자 국회는 지난해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할 위험이 큰 사람의 경우 ‘조건부 운전면허’를 받도록 한 도로교통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0월 25일부터 5년 이내에 2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했다면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부착한 차량을 운전해야 한다. 음주운전 방지장치는 호흡을 검사해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은 경우에만 자동차 시동이 걸리도록 한 장치다.
부착 기간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결격기간과 같다.
이를 어기면 조건부 운전면허는 취소되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렌터카 등 타인의 차량을 빌리는 경우에도 음주운전 방지 장치가 부착된 차만 운전해야 한다. 특히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무단으로 해체·조작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운전자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매년 2차례 검사받고 운행 기록 등도 경찰에 제출해야 한다. 장치 부착 비용은 운전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 장치는 음주운전자 관리 방안으로 1986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했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유럽에서도 운영을 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으로 미국 메릴랜드주에서는 64%, 일리노이주에서는 81%,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89%, 퀘벡주에서는 68%, 스웨덴에서는 95% 재범률 감소 효과를 보였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