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관 이상 출신대·입직경로 편중 여전
경찰학회보, 20년간 626명 분석
“경찰대·간부후보생 77.3% 차지”
경무관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에 출신대학, 입직경로 편중이 여전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19일 한국경찰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발행된 경찰학회보 제107호 ‘고위직 경찰공무원 승진의 대표성과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정임수 박사(대통령경호처)는 “경찰조직 인력구조의 특수성으로 입직경로 및 출신대학별 고위직 편중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2003년 3월부터 2022년 4월까지 20년간 4개 정부에서 경무관급 이상으로 승진한 경찰관 626명을 대상으로 출신지, 출신대학, 입직경로, 대통령비서실·행정안전부 근무, 근무부서·담당업무에서의 승진 여부를 분석했다.
출신대학을 보면 626명 가운데 경찰대학이 259명으로 41.4%를 차지했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졸업은 107명으로 17.1%를 보였다. 다음으로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이 59명으로 9.4%를 차지했다. 서울 소재 대학은 51명으로 8.1%를 보였다. 지방 소재 대학은 102명으로 16.3%를 차지했다.
입직경로는 경찰대학이 259명으로 제일 많았고 경찰간부 후보생 225명(35.9%), 5급특채 94명(15.0%)을 차지했다. 이는 2020년 5월 기준 전체 경찰관 입직경로별 인원이 일반 등 12만2601명(96.3%), 경찰대학 3292명(2.6%), 경찰간부 후보생 144명(1.1%) 대비해 특정 입직경로자 승진 비율이 월등히 높음을 보여준다.
고위직 승진자의 근무관서별 분포는 경찰청이 275명(43.9%)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경찰청이 179명(28.6%)으로 다음을 차지했다.
정 박사는 “출신대학, 입직경로, 승진 당시 근무관서 등이 승진에 미친영향을 확인했다”며 “실적주의적 인사제도와 대표성에 기반을 둔 균형인사정책의 상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위직 승진제도를 객관화하고 정량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위직 출신 지역을 보면 출신지가 확인된 624명 중에서 영남이 260명(41.7%), 호남 153명(24.5%), 충청 118명(18.9%)을 보였다. 제주의 경우는 11명(1.8%)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위직의 연령대를 감안, 1960년 기준 전체인구 비율(영남 32.1%, 호남 23.8%, 수도권 20.8%, 충청 15.6%, 제주 1.1%)로 대비해 지역별 대표성을 분석하면 영남이 1.30배, 호남 1.23배, 충청 1.21배를 보였고 제주는 1.64배를 나타냈다. 반면 수도권은 0.47배, 강원 0.51배로 과소대표성을 보였다. 정 박사는 이 결과에 대해 “제주가 영남 호남 충청보다 과다대표성을 보인 것”이라며 “고위직 승진에 지역안배 정책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출신지와 해외주재관 근무경험, 대통령비서실 또는 행안부 파견경험은 승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승진제도의 객관화와 공정성은 (경찰) 조직원들의 염원이자 업무수행의 원동력이다”며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승진심사위원회 독립성 보장으로 승진제도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