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북도의 의견차이로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몰린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정부 주도로 관계기관 실무회의를 구성해 재논의에 들어갔으나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20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대구시가 지난달 제시한 최종합의문에 대한 경북도의 공식 답변이 없다며 불참하고 있어 대구를 제외한 행안부 지방시대위원회 경북도만 모인 3자 회의만 열리고 있다.

행안부 지방시대위원회 경북도 등은 지난 12일에 이어 20일 서울에서 2차 관계기관 실무회의를 개최한다. 대구시는 지난 회의에 이어 이날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다만 대구시는 이날 오전 행안부와 별도로 만나 대구시의 의견을 전달한다. 또 이날 회의에는 지방시대위원회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최근 황순조 기획조정실장과 박희준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장을 보내 경북도에 제시한 최종 합의서에 대해 설명하고 경북도가 합의서에 대해 문서로 답변을 주지 않아 행정통합 재논의 회의 참석은 의미없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날 관계기관 실무회의와 관련 “경북도의 답변이 없어 4자가 만나는 공식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행안부에 대구시의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지난달 23일 경북도에 제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관한 합의서’에는 6개 쟁점사항이 담겨있다. 대구·경북 동부 3개 청사를 두고 권역별 특성에 맞게 기능별로 분장해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반영하기로 한다는 조항을 비롯해 부시장은 국가직 차관급 2명을 포함 4명을 두고, 소방본부장 직급은 소방정감 1명과 소방감 2명을 두도록 명기하고, 소방정감 위치는 행안부가 결정해 시행령에 반영한다는 내용 등이다.

또 시·군 권한은 현행 서울특별시 체계로 조정하되 특별시장이 조례로 시·군에 위임해 권한 축소를 방지하며 의회 소재지는 시·도의회 합동의원총회에서 결정하며, 주민의견 수렴은 지방자치법 5조와 6월 4일 4자회담 합의내용에 따라 주민투표와 공론화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시·도의회 의결로 갈음한다는 조항도 들어있다.

경북도는 이에 대해 문서로 주고 받을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최근 “행정통합은 시장과 지사 두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어서 문서로 하지 않고 페이스북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한편 관계 기관 실무회의는 지난달 말 대구시가 행정통합을 장기과제로 넘긴다며 사실상 무산을 선언하자 정부의 중재로 지난 6일 대구시 경북도 행정안전부 지방시대위원회가 행정통합 논의 재개를 위해 구성했다. 4개 기관은 매주 실무회의를 열어 대구시과 경북도 주도로 통합 방안을 마련하되 통합 자치단체의 종류와 광역과 기초 지자체 관계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선 행안부와 지방시대위가 논의를 지원키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