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고금리 2년반, 미국 은행들 1조달러 횡재
미국 은행들이 지난 2년반 고금리 시대에 약 1조달러의 수익을 추가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 2년반 동안 미국 4000개 이상의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급증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미국 은행들의 평균 예금이자율은 연 2.2%에 불과했다. 이는 연준이 은행에 지급한 5.5%의 오버나이트 금리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JP모간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연간 예금이자율은 각각 1.5%와 1.7%였다.
FT는 “이같은 금리차로 미국 은행들은 1조1000억달러의 초과 이자수익을 창출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은행들이 벌어들인 총수익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금리인상으로 이득을 본 은행들에 횡재세를 부과한 상황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다. 일부 은행들도 그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씨티는 PB고객들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0.5%p 낮출 계획이다. JP모간도 1000만달러 이상을 예금한 고객의 금리를 같은 폭 인하할 방침이다.
미국 비영리 전문협회 ‘리스크 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션(RMA)’는 보고서를 통해 “주유소의 경우 가격 인상은 빠르고 인하는 더딘 데 반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더디게 올리고, 빠르게 낮춘다”고 지적했다.
2022년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자 많은 분석가들은 새로운 금융스타트업과의 경쟁 격화, 소비자의 손쉬운 예금 이동 등으로 은행이 예금자에게 더 많은 금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했다.
FT는 “하지만 2023년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부실로 인해 많은 중소형은행들이 예금자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했다. 반면 안전성이 크다고 인식된 대형은행들엔 예금이 물밀듯 쏟아졌다. 덕분에 낮은 예금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