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4일 '백기사' 발표여부 관심
경영권 재분쟁후 첫 기자회견 … 국가기간산업 보호 역설 전망
고려아연이 24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기습적인 공개매수 선언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연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측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유지를 위한 백기사 확보 등 구체적인 대응책을 발표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들의 고려아연측 공개지지 선언 여부도 관심사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일본 도쿄와 아시아지역 출장을 통해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일본 소프트뱅크, 일본 종합상사 스미토모, 아시아권 해외 파트너 등과 접촉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백기사로 나선다는 소문도 돌았다.
아울러 최 회장을 비롯 최내현 켐코 회장,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 아크에너지 최주원 대표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고려아연 지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최 회장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거나 측면 지원할지 관심이 크다.
시장에서는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의 우호 세력(백기사)으로 분류해 왔다.
이중 한화그룹은 2022년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한화그룹은 현재 고려아연 지분 7.76%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이를 토대로 수소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와 해외자원개발 사업부분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최윤범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추석연휴 직후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대화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 공급 안정을 위해 고려아연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 HMG 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했다.
LG화학과는 2022년 지분 맞교환과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충족을 위한 원재료 발굴 등 포괄적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전구체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를 세웠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으로 자리잡은 경쟁력을 설명하고, 국가기간산업 보호 필요성을 역설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가 고려아연을 적대적 인수합병(M&A)할 경우 국내 비철금속 산업 쇠퇴 및 2차전지산업의 비중국 공급망이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철금속 제련부분은 당장 국내 공급망 우려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수년내 MBK가 중국계 기업에게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을 넘긴다면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국제 경쟁력 상실 및 관련 산업의 쇠퇴가 불 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미 2차전지 기술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중국이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중국 이외 국가의 공급망이 무너져 경제안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세계 최고 제련 경쟁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전기동 사업, 반도체황산사업 확대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며 “다만 본업과 연관성이 결여된 투자 건들에 대해서는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