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류를 수출의 기폭제로 활용해야

2024-09-24 13:00:01 게재

“매년 한류박람회에 참가할 때마다 한국과 우리 제품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현장에서는 유럽 현지 업체와 300억원 규모의 수출 MOU를 체결했습니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에 참가한 K사 대표의 말을 전해 들으며, 더 많은 우리 기업이 한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류 굿즈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이 회사는 산업부와 코트라가 주관하는 한류 박람회에 2012년부터 꾸준히 참여하며 무대를 세계로 넓혀왔다. 수출액이 총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 덕분에 지난해에는 최초로 5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1~8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 기록이다. 반도체와 같은 수출 주력 품목의 호조세도 있지만 한류 열풍에 힘입어 소비재 또한 최근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재 수출 비중은 15%로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소비재 수출 성장 흐름에 주목할 필요

우리는 이러한 소비재 수출의 성장을 두 가지 새로운 시각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소비재 수출은 한류와 연계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앞의 K사처럼 한류를 활용한 새로운 수출 혁신모델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세계 어디서나 한국의 편의점이나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K팝과 드라마를 사랑하는 팬이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아이돌 가수의 ‘매운맛 챌린지’를 따라 하기 위해 한국 라면을 구입하고, K뷰티에 매료되어 한국 화장품을 극찬한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해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하면서 “‘좋아하는 아이돌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며 젊은 층이 한국 화장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둘째, 소비재 수출의 품목 다양성도 주목해야 한다. 특정 제품이나 단일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식품 농수산물 화장품 생활용품 등 폭넓은 한국 상품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주요 소비재 19개 품목 중 중소기업이 13개의 수출을 주도하며 소비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수출 품목의 다변화는 내수 활성화와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수출 품목이 다양한 만큼 그에 따른 성과와 혜택도 폭넓게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와 유관 기관들이 합심해 한류 박람회나 국가별 수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넓히려는 이유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산업부와 코트라는 오는 10월 도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한류박람회를 개최한다. 한·일 500여개 기업이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하고, 4만명의 현지 관람객이 한국 제품과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얻게 된다. 더불어 ‘수출 붐업 코리아 위크’와 ‘서울푸드 인 방콕’도 10월에 연이어 개최하여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보다 전략적으로 수출 확대에 활용해야

한류 열풍은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우리 수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소비재 분야에서 이미 확인한 것처럼 한류 마케팅을 다양한 수출 산업과 연계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한류를 보다 전략적으로 수출 확대에 활용해 ‘코리아 프리미엄’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전춘우

KOTRA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