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 미국 항만파업 여부 촉각
수요·공급법칙 흔드는 충격
코로나·전쟁·가뭄 잇따라
세계 해운업계와 수출입 기업들이 미국 동부항만노동조합 파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업이 시작되면 최근 하향 조정되고 있는 컨테이너해상운임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해진공)가 발표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추석 연휴 전(9월 9일)에 비해 5.47% 감소한 4077포인트를 기록했다. 10주 연속 하락이다.
부산항을 출항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북유럽 중동 등 12개 항로 운임이 하락했고 오세아니아 항로 하나만 올랐다. 계속 횡보하던 중국항로도 12m 컨테이너 한 개당 52달러에서 51달러로 떨어졌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20일 발표한 상하이운임지수(SCFI)도 추석 연휴 전(13일)보다 5.76% 떨어진 2366.2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16일 잠깐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7월 12일 이후 9주간 하락세가 이어지며 2500선도 무너졌다.
하지만 해운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9월 30일 만료기한을 두고 진행 중인 미국 동부항만노동조합 파업 여부다.
19일 미국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은 “미국 동부 및 걸프 연안 항구에서의 파업 가능성이 날이 갈수록 가까워지면서 이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테이너 선사들이 운항 차질 할증료를 발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해상규정에 따라 새로운 가격인상·할증료는 시행일을 최소 30일 앞두고 통지해야 한다. 세계 최대 선복량을 가진 스위스 MSC는 다음달 1일부터 유럽에서 미국 동부 및 걸프 연안, 카리브해, 멕시코 및 캐나다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적에 대해 20피트(6m) 컨테이너 1개 당 1000달러, 40피트당 1500달러의 긴급 추가 요금(EOS)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3위 선사 프랑스 CMACGM은 10월 11일부터 수입 선적에 대해 미국 동부 및 걸프 연안 현지 항구 운임에 20피트당 1500달러, 수출 선적에 대해서는 같은 날짜에 20피트당 800달러, 40피트당 1000달러의 현지 항구 운임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10월 1일부터는 모든 대서양 횡단 선적에 대해 2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500달러의 ‘복원 계획’을 적용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독일선사 하팍로이드도 10월 18일부터 미국 동부 및 걸프 연안으로의 컨테이너 선적에 대해 20피트당 1000달러의 작업 중단 할증료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근 로펌 리드 스미스와 노르웨이 선급협회(DNV)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야쿱 뱔렌키에비츠 DNV 수석 시장 분석가는 수요 공급 법칙을 벗어난 충격이 해운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시장 수요(물동량) 공급(선복량)에 기반한 운임전망을 어렵게 만든 최근 시장 밖 충격은 코로나팬데믹, 중동전쟁(홍해사태), 가뭄(파나마운하 통항 제한) 등이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