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미쓰비시 동맹, 파급력 미지수
한국자동차연구원 분석
“OS개발사 모집 역부족”
일본 완성차업계에서 혼다·닛산·미쓰비시까지 등 3개사 연합이 구축되면서 그 효과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일본 내에서 점유율 1위 도요타를 위협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글로벌 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4일 내놓은 ‘일본 완성차 업계의 협력관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차세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혼다와 닛산은 3월 연합을 결성했고, 미쓰비시도 8월 합류를 선언했다.
당초 혼다와 닛산이 발표한 양해각서에는 △1년간 기초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SDV 플랫폼 양산 가능성 검토 △양사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구동 시스템 규격 통일 △가솔린·전기차 지역별 판매 모델 조정 △전기차 충전, 배터리 활용 서비스 및 자원순환 영역에서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3사가 손잡은 이유를 중국시장 부진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완성차 업계는 중국에서 2020년 점유율 20%대로 정점을 찍은 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별로는 닛산·미쓰비시가 가장 이른 2020년부터, 혼다는 2021년부터 점유율이 하락해 올해 상반기 기준 각각 4% 미만으로 주저앉았다. 이에 혼다·닛산은 현지 합작공장 생산량을 축소했으며 미쓰비시는 지난해 3월 중국내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중국업체의 역량 강화, 애국소비 외에도 중국시장이전기동력화(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은 현재 신차 10대 중 3대가 전기차일 만큼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빠르다.
현재 일본 완성차 시장은 도요타·혼다·닛산의 ‘3강’, 미쓰비시·스즈키·스바루·마쓰다 ‘4약’으로 분류된다. 점유율 39.9%로 1위인 도요타가 스즈키(17.2%)·스바루(2.3%)·마쓰다(3.2%)로 이뤄진 ‘도요타 연합'(62.6%)을 이끌고 있다. 혼다·닛산·미쓰비시 점유율은 각각 17.2%·11.4%·2.7% 등이다.
이 호 책임연구원은 “3사 연합이 성립되면 일본 국내 경쟁 구도가 2개 연합으로 재편돼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경쟁 구도에 큰 파급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현재 3사의 세계시장 판매량은 약 800만대 수준으로, SDV용 공동 운영체제(OS)를 만들 개발업체를 모집하기에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3사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면서 제품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