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지평선축제 ‘쓰레기·바가지·불친절’ 싹 뺐다
10월 2~6일, 김제 벽골제 일대 … 정부지정 전통 농경문화 축제
시민·관람객 함께 하는 체험프로그램 풍성 “건강한 ‘5무’ 축제”
국내 최고 곡창지대인 전북 금만평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김제지평선축제가 오는 10월 2일 스물 여섯번째 막을 올린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명예 문화관광축제 중 유일한 전통 농경문화를 주제로 하는 축제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축제는 특히 쓰레기·바가지 요금·안전사고가 없는 3무 축제에 ‘불친절·과도한 의전’까지 사라진 ‘5무 축제’를 자신하고 있다. 외부 기관의 대형이벤트 중심의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시민과 관람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체험프로그램에 무게를 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26일 전북 김제시에 따르면 제26회 김제지평선축제에서는 기존의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에 세대 맞춤형 행사를 대거 늘려 선보인다. 쌍룡놀이, 입석 줄다리기 등 전통놀이와 벼 수확, 새끼 꼬기, 아궁이 쌀밥 짓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지평선 볏짚 랜드부터 2030세대를 위한 먹거리와 버스킹이 준비된 지평선 마중거리, 반려인을 위한 지평선 펫 존 등 다양한 타겟층을 겨냥한 가지각색의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체험비용 1만원 이하 ‘건강한 5무 축제’로
“방문객이 불편한 기억없이 유쾌함과 만족감을 느끼고, 김제시민은 자긍심을 갖는 축제로 만든다”
‘지평선의 꿈! 세계를 날다’를 주제로 한 올해 축제의 핵심 컨셉은 편안함과 자긍심이다. 관람객에게는 유쾌함을, 축제를 준비한 김제시민은 자긍심을 느끼는 축제로 만든다는 것이 목표다. 대다수 자치단체가 지역축제에서 ‘쓰레기·바가지 요금·안전사고’가 없는 축제를 지양하고 있는 가운데 김제지평선축제는 ‘불친절·과도한 의전’을 추가로 빼는 ‘5무 축제’를 선언했다.
축제에 앞서 지난 8월 체험 프로그램 및 플리마켓, 푸드트럭 등 부스 운영자를 모집할 때 일회용품은 친환경제품으로 사용할 것, 판매 및 체험 비용은 1만원 이하로 지정하고 임의로 가격 변경이 불가하다는 것을 공유한 상황이다. 지난 9월 13일에도 부스 운영자 교육을 통해 건강한 5무 축제를 다짐했다.
오감으로 즐기는 지평선의 맛과 멋
축제의 백미인 체험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5일과 6일에는 벽골제 쌍룡광장에서 열리는 ‘지평선 쿠킹클래스’는 김제로 귀농해 지역 농가와 함께 1차 농산물부터 2차 가공, 3차 유통ㆍ체험ㆍ관광서비스로 이어지는 농촌융복합산업을 이끌어가는 강은미 요리 명장이 함께한다. 김제의 새로운 상징 캐릭터 싸리, 콩이의 모티브인 쌀과 콩을 활용해 질 좋은 식재료로 맛 좋은 먹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관람객이 직접 요리에 참여하고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 가게 되는데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사전접수에 당일 80% 이상의 접수율을 보이며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김제시 대표맛집의 음식점이 펼치는 ‘맛보자고 컴페티션’도 새로 선보인다. 김제시민의 사랑을 받는 가게 중 9곳을 선정해 축제장 음식부스에서 경연을 통과한 음식을 선보인다. 소상공인의 대표메뉴를 알려 상권을 살리는 동시에 일부 타 지역축제에서 발생하는 부실 먹거리와 바가지요금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추진한 사업이다.
또,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지평선 가을 낭만 버스킹도 운영된다. 지평선 마중거리와 쌍룡광장, 단야광장, 중앙광장 4곳에서 상설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버스킹 공연은 매일 1~2회 K-팝 댄스부터 퓨전국악까지 폭 넓은 장르를 보일 계획이다. 또한 이외에도 국악한마당, 7080 추억의 콘서트 등 벽골제 축제장을 비롯해 시내권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과 메뚜기를 잡고 흙공을 만들어보는 체험, 그리고 지평선 맛집 장터와 같이 김제의 맛을 선보이는 먹거리 부스 등을 통해 관광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LED 등을 활용해 지평선의 가을밤을 수놓을 프로그램도 주목된다. 벽골제에서는 LED를 활용한 연날리기, 쥐불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돼 관광객이 직접 만들어 내는 야경으로 축제장이 반짝일 것이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벽천미술관뿐만 아니라 소테마공원까지 LED 벼 아트를 넓게 조성하고, 벽골제 제방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평선 유등까지 더해져 축제장 곳곳을 황금빛으로 물들일 계획이다. 매년 큰 환영을 받은 불꽃놀이에 멀티미디어쇼를 가미하여 5일 내내 벽골제의 쌍룡 조형물 뒤로 펼쳐진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을 지평선 파이널 멀티미디어쇼와 마지막 날 함께 진행되는 지평선 낙화놀이 또한 지평선의 밤에 기대할 장관 중 하나다.
풍요와 아픔이 공존하는 땅의 역사
김제시는 지평선축제 자체 프로그램뿐 아니라 시의 역사와 관광자원을 함께 체험을 권유하고 있다. 농경문화 특유의 풍요와 아픔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어 각별한 경험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벽골제 인근에 위치한 아리랑문학마을(죽산면 화초로 180)은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이 겪은 수난과 투쟁의 이야기를 담아낸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 속의 장소들을 재현한 곳이다. 홍보관, 하얼빈역, 내촌ㆍ외리 마을, 일제 근대 수탈 기관으로 구성된 아리랑문학마을을 둘러보면,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처절한 수난과 그럼에도 뜨거운 애국심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끝없이 항쟁했던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옛 동진강휴게소를 새롭게 리모델링한 ‘지평선 새마루’(죽산면 월죽로 8)에 들러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지역주민을 위한 휴게 쉼터인 지평선 새마루는 김제시민이 아니어도 내방객 모두 이용 가능하다. 관내 농특산물 홍보판매장인 지평선몰 새마루점, 관내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한식당 지평선 연미향을 비롯해 카페, 북 쉼터, 수유실, 전망 데크, 포토존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망해사(진봉면 심포10길 94)에서는 한낮에는 가을의 높고 맑은 하늘과 함께 햇빛이 부서지는 넓고 푸른 바다를, 석양 무렵에는 고요하고 아늑한 느낌의 서해 낙조가 이루는 절경을 볼 수 있다. 망해사는 백제 의자왕 때 개창한 유서 깊은 사찰로 만경강 하류 진봉산 기슭에 위치한다. 이름 그대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절로, 지난 6월 국가유산체제 전환 이후 첫 명승 지정 사례로 최종 고시되었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지평선 생명도시 김제에서 펼치는 김제지평선축제에서 생기발랄한 지평선의 하루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김제의 역사와 자연경관 등에 심취해 보는 시간도 함께 가져보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