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보수-진보 진영 대결로 가나
조전혁 전 의원, 10년 만에 보수 단일후보
진보 정근식 추대 … 추가 단일화 가능성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보수-진보 진영 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도우파를 자임하는 보수진영이 10년 만에 조전혁 전 국회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고, 진보진영단일화 추진위도 정근식 교수를 추대하면서다. 보수-진보 색채가 뚜렷한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거쳐 추대되면서 10월 서울교육감 선거가 정당을 포함한 진영간 경쟁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조전혁 전 국회의원을 최종 단일화 후보로 선정했다. 조 후보는 지난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며, 보수 후보 중에서도 강성으로 평가받는다.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인천대, 명지대 교수를 역임했다.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정보를 공개했고, 이와 관련한 법원 판결로 전교조 교사들에게 손해배상금을 내기도 했다. 조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학생의 학력 신장과 사교육비 경감을 내세웠다. 보수진영이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후보를 내놓은 것은 10년 만이다. 지난 2014년 문용린 후보 이후 두 번째로 단일화 추진 기구를 통한 후보 추대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에도 보수 단일화 기구를 통해 문용린 후보가 추대됐으나, 고승덕 후보가 독자 출마하면서 보수진영 표가 분산됐다. 조 후보는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던 중도보수후보 단일화가 이번에는 극적으로 성공했다”며 “그만큼 서울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저 조전혁이 무너지고 망가진 서울의 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레짐 체인저’(regime changer), ‘패러다임 체인저’(paradigm changer)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보진영에서도 단일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추대했다. 진보 진영 단일화 추진 기구인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2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 교수가 최종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추진위에서 진행한 1·2차 경선의 추진위원 투표(21~22일)와 일반 여론조사(24~25일) 결과를 각각 50:50 비율로 합산한 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 후보는 주요 정책 방향으로 기본 학력 보장과 교육 격차 해소, 역사 교육 강화, 미래 창의 교육과 민주 시민 교육 확대 등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서울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 교육에 대한 걱정과 바람이 제게 영광스러운 민주 진보 후보 이름을 부여했다”며 “반드시 승리를 통해서 민주진보 가치가 대한민국 서울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더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에서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등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일부는 보수단일후보에 맞서 정근식 후보 지지 선언 후 후보사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