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가 75만원
경영권 분쟁 2라운드 돌입
최 회장 측 맞공개매수 주목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쩐의 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맞공개매수 여부가 주목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회사(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주가가 기존 공개매수가를 웃돌자 상향을 결정한 것이다.
청약 마감일은 기존 10월 4일에서 10월 6일로 조정하면서 공개매수 종료일이 공휴일인 경우 직전 영업일인 4일 마감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대응할 시간을 최대한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MBK 측의 최대 목표 물량인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14.61%) 기준 공개매수 대금은 기존 1조9998억원에서 2조2721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를 위해 MBK는 영풍으로부터 3000억원을 차입했다. 기존 공개매수대금 약 2조원 중 5000억원은 MBK의 자기자금이며 1조5000억원은 공개매수 사무취급 증권사인 NH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해 마련했다.
MBK가 단독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천원으로 25% 상향 조정됐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주가가 나란히 상승하고 있다. 오전 9시 4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대비 1만8000원(2.56%) 오른 72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에는 74만7000원까지 올랐다.
영풍정밀은 전일보다 2050원(9%) 오른 2만4800원에 거래 중이다. 다만 두 상장사 모두 공개매수가 아래에서 거래가 형성 중이다. 특히 고려아연 주가와 공개매수가 간 격차가 크다. 다만 울산 지역 등 최 회장 측 우호지분의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의 전개에 따라 향후 방향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 회장 측이 이번 매수 가격 인상을 충분히 예견했다지만, 앞으로 더 많은 우군과 실탄을 끌어들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며 “시장은 향후 최 회장 측의 맞공개매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