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도로·동네 명소에 주민·관광객 몰린다

2024-09-27 13:00:15 게재

서울 자치구 가을맞이 축제

지역 인물·역사자원 활용

6차선부터 10차선에 달하는 도시 중심가 도로와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가 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놀이터이자 즐길거리가 가득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추석연휴까지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한풀 꺾이자 서울 자치구마다 가을맞이 잔치를 선보이고 있다.

◆지역 자원 총 동원한 즐길거리 = 27일 각 자치구가 준비하고 있는 가을축제를 살펴보면 지역 역사를 매개로 한 잔치가 다수다. 지역과 관계가 있는 역사인물을 따온 ‘강감찬축제’와 ‘허준축제’가 대표적이다. 관악구는 고려시대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강감찬 장군의 호국정신과 위업을 기리는 축제를 매년 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강감찬의 초대’에 이어 올해는 방문객들을 위한 성대한 잔치를 연다는 의미에서 ‘강감찬 잔치’를 주제로 택했다. 불꽃놀이를 비롯해 화려한 볼거리가 풍부한 주제공연 ‘낙성연회’를 비롯해 고려시대 무역항을 재현한 ‘벽란도21’, 강감찬 장군의 리더십을 경험해보는 ‘별의별 놀이터’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강서구는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15주년을 기념해 ‘우리 허준하자!’를 주제로 축제를 준비했다. 잔디밭 힐링요가와 ‘도전! 팔씨름왕 경연대회’, 노년층에게 매번 인기를 끌었던 허준건강체험관 등 건강 관련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한성백제문화제’ ‘선사문화축제’ 등도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자원과 연계한 축제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등 2000년 전 한성백제를 품은 송파구는 역사에 문화예술을 더해 선보이고 있다. 올해 주제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문화의 힘‘이다. 한성백제문화를 원류로 한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 사람들 마음과 마음을 잇고 하나 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통음악부터 현대무용 대중가요 퓨전음악 드론쇼 등이 이어진다.

이웃 강동구 축제는 한성백제보다 더 앞선 선사시대가 배경이다. 당시 한강유역 최대 집단 주거지였던 암사동 유적을 활용해 특별한 시간여행을 준비한다. 토기 제작에 필요한 4원소 ‘불 물 흙 바람’을 주제로 행사장을 꾸미고 각 소재 특징에 맞게 공간을 꾸며 다양한 전시·체험을 더한다. 특히 선사유적박물관에서는 구석기시대 동굴벽화와 동물조각, 신석기 빗살무늬토기와 토우 등 120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충남 공주시 석장리박물관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금천구는 조선 22대 국왕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과 아버지 사도세자 묘소참배를 위해 행했던 대규모 능행차를 재현한다. 시흥대로 일대는 정조가 당시 하룻밤 묵어갔던 시흥행궁 일원이다. 지금은 금천구청장인 시흥현령이 능행차 행렬을 맞이하고 금천현을 시흥현으로 개칭하도록 하는 ‘교서선포’, 백성들이 징과 꽹과리를 치며 억울한 일을 호소했던 ‘격쟁’을 상황극으로 연출한다. 창작 음악극으로 준비 중이다.

마포구와 성북구 중구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잔치를 연다. 조선시대 일명 ‘새우젓 동네’로 통했던 옛 마포나루에서 따온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성북동 일대에서 다양한 문화시설의 밤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성북동 문화유산 야행’, 전국 봉수가 최종적으로 전달됐던 남산봉수대에서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남산봉화식’이다.

◆산 공원 청년 대학도 한몫 = 지역을 대표하는 산과 공원 등 각종 자원도 주민들 즐길거리와 연결된다. 강북구는 천혜의 자원인 북한산을 무대로 트레킹과 캠핑이 어우러진 잔치를 준비했다. 지난해까지 걷기대회와 산악문화제로 각각 열렸던 행사를 모아 ‘북한산 페스타–우이령 단풍 나들이’로 꾸민다. 북한산과 산악 관련 시설을 활용해 강북의 문화·관광자원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다. 편도로 각각 2.5㎞와 4.6㎞에 이르는 산길을 걷고 가족캠핑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등산용품 직거래도 할 수 있다.

영등포구는 신선들이 찾아올 만큼 경치가 아름답다(仙遊)는 양평동 선유도공원에서 ‘선유도원 축제’를 연다. 주민 단체 기관 등 80여팀이 문화공연과 체험공간을 준비하고 골목가게가 한자리에 모인다. 한강 일출과 일몰을 즐길 수 있는 캠핑,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장터가 기다리고 있다.

서대문구와 광진구는 대학과 청년에 주목했다. 광진구는 세종대 건국대와 어린이공원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몰리는 능동로를 청춘들에 내준다. 청년과 학생들이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우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청춘대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목소리를 담은 축제 ‘청춘대로’를 개최한다. 9개 대학이 소재하고 있는 서대문구는 대학생중앙기획단 주관으로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를 개막한다. 50여개 대학 학생과 동호회, 유학생단체 등이 참여해 춤 경연과 거리응원제, 요리경연대회 등을 펼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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