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정점’ 구영배 검찰 출석

2024-09-30 13:00:01 게재

사기·횡령 혐의 조사 … “성실히 조사받겠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이번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소환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30일 구 대표를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7월말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본격화한 지 약 두달 만이다.

구 대표는 이날 검찰청사로 들어가면서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 정산대금 약 500억원을 큐텐이 해외 쇼핑몰 ‘위시’를 인수하는데 쓰도록 하고 판매대금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상품권을 할인 판매 하는 등 돌려막기식으로 ‘사기 영업’을 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구 대표가 각 계열사 재무팀을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통합한 구조를 활용해 계열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는지, 재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알면서도 돌려막기식 영업을 하는 데 관여했는지, 이 과정에서 구 대표의 직접 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수사팀이 파악한 사기 혐의액은 1조4000억원, 횡령액은 500억원이다.

한편 검찰은 큐텐 계열사들이 매년 큐텐 본사에 수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체결한 경영컨설팅 계약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에는 지불 명목으로 구영배 큐텐 대표의 경영 자문 대가와 재무·서비스센터 인건비 등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 등 계열사들이 이같은 계약을 통해 매달 10억원 안팎을 큐텐 본사에 지급해 1년간 100억원대 자금이 큐텐에 유입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 가운데 큐텐 본사가 재무서비스 대행 명목으로 받아간 수십억원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당초 큐텐 계열사들은 재무 등의 업무를 대행한 큐텐테크놀로지에 재무서비스 대금을 지급해왔는데 계약 당사자를 큐텐테크놀로지에서 큐텐 본사로 변경하면서 중간에 큐텐 본사를 거쳐가도록 대금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큐텐 본사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재무서비스 대금을 큐텐테크놀로지에 지급하지 않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자금이 적절한 명목이 없거나 허위 명목으로 본사에 흘러들러갔다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해당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구 대표를 상대로 계약서 작성 지시·관여 여부와 자금 사용처 등을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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