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격에 미국 서방 한목소리 규탄
“이란에 후과 있어야 할 것”
이스라엘에 침묵 모습과 대조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반군 등 친이란 성향의 무장정파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 전략적 인내를 해 오던 이란이 결국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서방은 일제히 이란에 대한 강력한 규탄 목소리를 냈다. 국제법을 위반한 이스라엘의 비인도적이고 무차별적인 공격에 대해 침묵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규탄하면서 “이란에 후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 그 후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이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스라엘의 대화 상대방들과 조율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또 세계 모든 국가들에 이란의 공격에 대한 규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우리는 계속 이스라엘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의) 이번 공격에 대한 후과, 엄중한 후과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해왔으며, 이를 위해 이스라엘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상황을 모니터링했다고 전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분 단위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은 격퇴됐으며(Defeated) 효과를 거두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의 태풍 피해 대응 관련 일정에서 “이것은 이스라엘군 및 미군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 뒤 “분명히 말하는데 미국은 이스라엘을 완전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만이 아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면서 “중동의 치명적인 확전의 악순환은 지금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우방국인 영국과 독일도 각각 이란을 향해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기 위해 군사적 역량을 사용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자위권이 있으며 관련한 추가 내용은 적절한 시기에 제공될 것”이라고 답했다.
의회에 출석 중이던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는 “현재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확전과 공격, 직접적 분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이란의 공격 감행 책임을 미국의 중동 정책 실패 탓으로 돌렸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입장문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에서 완전히 실패했다”면서 “백악관의 이해하기 어려운 성명은 미국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 완전히 무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일 중동에서 무력충돌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중동에서 긴장 고조가 이어지고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절대적으로 휴전이 필요하다. 이것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