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소·대표시설 주민 회의공간 활용

2024-10-04 13:00:02 게재

노원구 '찾아가는 현장회의'

주민들에 홍보+이용 활성화

“방음이 되는 영화·음악실입니다. 미리 예약하면 노래방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요.” “조명도 가능해요?” “그럼 오늘 회의 끝나고 바로 어때요. 1인 1곡씩 예약하고 갑시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노인종합복지관. 19개 동에서 활동하는 주민자치회장단이 시설을 둘러보던 중 노래방 소리에 왁자지껄해진다. 노래방뿐 아니다. 남성 노인들이 주로 몰리는 바둑·장기방,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교육시설, 꽃나무와 작은 물레방아가 어우러진 베란다 정원까지 둘러보는 눈길이 분주하다. 월례회의에 앞서 시설을 둘러보며 맛보기를 하는 중이다.

노원구는 찾아가는 현장회의를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와 시설을 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주민자치회장단들이 수락노인종합복지관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노원구 제공

4일 노원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7월 말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나 주요 시설을 주민단체 회의공간으로 내주고 있다. 회의와 현장 체험을 접목한 ‘찾아가는 회의’다. 구 관계자는 “통상 기획상황실이나 소회의실에서 진행하는데 구청 자체가 정형화돼 있고 분위기가 딱딱하다”며 “주민들이 좋은 시설을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단체 회원들이 홍보대사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개관한 수락노인종합복지관은 통장연합회와 주민자치협의회 월례회의 장소로 두차례나 선정됐다. 60세 이상 주민, 부부일 경우 55세 이상인 배우자도 이용 가능한 공간인데 개관 1년만에 6000명 넘는 주민들이 이용했다. 여가 교육 건강 등 40여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구에서 직영하는 어르신상담센터에서 우울 자살위험 성문제 등 다양한 도움을 제공한다.

재활용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문화의집 마들보건지소 등이 몰린 작은 행정복합타운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시설과 연계성도 뛰어나다. 복지관 관계자는 “홀몸어르신 특히 남성들은 경로당에서도 쫓겨나고 갈 데가 없어 역 주변을 배회한다”며 “주민들을 많이 만나는 분들이니 눈에 보이면 복지관으로 연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민자치회장단은 “우리도 관심가질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애주(상계2동 주민자치회장) 협의회장은 “앞으로는 나도 복지관에서 놀 나이인데 눈으로 확인하고 보니 좋다”며 “외부에도 잘 알려진 불암산 산림치유센터나 수국동산에서 회의하면서 치유시간을 갖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허종대 월계2동 주민자치회장은 “처음 방문했는데 규모부터 즐길거리까지 다 부럽다”며 “월계동에 종합복지관은 있지만 식사나 하는 정도”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노원구 여건상 자체적으로는 힘들고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정부에서 이런 시설을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관을 비롯해 수락산 스포츠타운, 목공예 체험장, 불암산 힐링타운 등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 19곳이 주민단체 회의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노원천문우주과학관 상상이룸센터 등 회의실을 보유한 37개 시설도 포함된다.

주민자치협의회와 통장연합회를 비롯해 마을커뮤니티 공간 운영협의회, 새마을회와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과 재향군인회 등이 우선 찾아가는 현장회의에 동참한다. 각 동에 기반한 단체들 연합체나 복지 문화 등 풀뿌리 자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다. 구는 연말까지 현장회의를 진행한 뒤 내년에는 대상 단체나 체험 가능시설 등을 정비해 확대할 방침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동네를 잘 알고 지역을 사랑하는 단체 회원들이 현장을 찾아가 직접 체험하면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찾아가는 현장회의를 계기로 지역 주민들의 소통과 공유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