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의존도 72%…중동전쟁 촉각
산업부, 일일 점검체계 가동 … 에너지 수출입 공급망 점검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타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중동정세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란의 석유시설이 피해를 입으면 국제사회 곳곳에서 원유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중동정세 악화에 따른 에너지·무역·공급망 종합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석유·가스 등 에너지 수급 및 가격 △수출·입 △공급망 등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코트라 대한석유협회 한국무역협회 등이 참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일 69.83달러(배럴당)에서 2일 70.10달러, 3일 73.71달러로 뛰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도 73.56달러, 73.90달러, 77.62달러로 상승했다.
3일 국제유가는 1년 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초기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향후 유가 상승세 지속 여부는 이스라엘 등 주요국의 대응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 가격은 세계 주요국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중동 정세가 석유·가스 수급, 수출, 공급망 등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인접한 홍해 통과 국내 석유·가스 도입 선박은 대부분 우회항로를 확보해 국내 도입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출의 경우에도 대중동 수출 비중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24년 1~9월) 수준이며 우리 물품의 선적 인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1~9월 우리나라는 중동에서 142억달러를 수출하고, 697억달러를 수입해 555억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1%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등 중동국가 의존도가 높은 일부 석유화학제품의 경우도 다른 나라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해 국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다만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확전 또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곤란 등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망된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중 중동산 비중은 2021년 59.8%에서 2022년 67.7%, 2023년 71.9% 급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한국은 그 물량이 중동산으로 대체됐다. 원유수입 다변화가 절실한 구조다.
이에 산업부는 종합상황실과 에너지·무역·공급망 등 분야별 비상대응반을 통해 비상 연락체계를 유지하면서 실시간 동향 모니터링 및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중동 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발생할 수 있는 위기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신속 대응체계를 유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