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이용자정보 제공, 통제 강화”
입법조사처, 수집 최소화 제안
국회, 관련법 개정안 접수
수사기관에 제공되는 통신이용자정보에 대한 사전 통제를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보 제공 범위 제한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의하면 4일 현재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시 사법적 통제를 받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6건이 소관 상임위에 제출된 상태다. 이 모두 2개월 만에 접수된 것들이다.
지난달 12일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수사기관 등이 통신조회를 하고 그 통지를 유예하려 할 때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유예 한도기간도 설정하도록 했다. 지난달 11일에는 권향엽 의원 등 10명이 개정안을 발의해 통신조회 관련해 사법적 통제를 받도록 하고 비밀유지와 사용제한 등을 법으로 정하도록 했다.
개정안들이 제출된 계기는 지난달 2일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면서 3000명에 달하는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의 통신이용자정보를 제공받은 사실을 통지한데서 비롯됐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통신이용자정보로 수사기관 등에 제공된 전화번호 수가 463만1310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이 300만1115건으로 64.8%를 차지했고 검찰은 147만9392건으로 31.9%를 보였다.
이와 관련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일 ‘수사기관에 대한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논의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국민의 권리에 영향을 준다”며 “사전 통제 강화, 요청 사유와 제공 범위의 제한, 사후 평가 및 정보주체의 이의제기 절차 확보 등을 통해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특히 주민등록번호는 만능키라고 불리울 정도로 단순히 개인을 식별하는 수준을 넘어 많은 정보를 담도 있다”며 “다른 민감한 정보로의 연결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 별도로 강하게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사후 평가 및 정보주체의 이의제기 절차 확보와 취득 자료에 대한 사후 강화를 제안했다. 보고서는 “법원의 사전 허가를 검토하되, 사전 허가 도입이 어렵다면 적어도 수사기관 내부 통제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