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세수펑크 내고도 ‘목표달성’ 자체평가
기재부, 자체평가서 “세수추계 오차율 목표 달성”
예산안 아닌 재추계안 기준으로 계산 ‘꼼수’ 지적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56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 세수오차를 내고도 자체평가에서는 세수추계 오차율 목표를 달성했다고 결론지어 논란이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기재부는 ‘세수추계의 정확도 제고’ 과제 중 2023년 세수추계 오차율은 ‘0.1%’로 목표가 달성됐다고 기재했다.
보고서에서 기재부는 지난해 9월 재추계한 세입예산안 341조4000억원 대비 10월 세수 진도비가 89.4%(305조2000억원)로, 직전 3년간 10월 평균인 89.3%와 비교해 0.1% 차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런 평가방법은 역대급 세수추계 실패를 가리기 위한 기재부의 꼼수라고 정성호 의원은 지적했다. 통상 세수결손 규모는 당초 세입예산안과 실제 세수를 비교하고 있으므로 세수오차율도 재추계안이 아닌 기존 세입예산안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기존 세입예산안인 400조5000억원을 기준으로 한 10월 진도비는 76.2%다. 따라서 직전 3년 평균 진도비(89.3%)와 차이는 0.1%가 아닌 13.1%란 것이다. 세수오차율이 무려 130배 축소평가된 것이다.
또 기재부는 A부터 G까지 7개 등급으로 나눠지는 종합등급평가에서 ‘세수추계의 정확도 제고’ 과제에 F를 주면서도 총 5가지 개별 평가지표 중 3개 지표에 가장 높은 점수인 ‘상’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62개 평가 대상과제들이 ‘상’을 평균 1.8개 획득한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것이라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의 세수결손에도 기재부가 제대로 된 반성과 평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세수결손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는 만큼 정량평가 단계서부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적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