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 14조’ 또 역대 최대
은행 8.7조, 보험·금융투자 각 2.5조 … 부실채권비율↑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보험사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고, 은행은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연결기준)’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회사 10곳의 당기순이익은 14조556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6083억원) 대비 4473억원(3.3%) 증가했다.
은행이 8조7000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54.5%를 차지했고, 금융투자와 보험이 각각 2조5000억원(15.3%), 여신전문금융회사 1조7000억원(10.4%) 순으로 나타났다.
이익 증감은 보험이 2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반면 은행은 4553억원(5.0%), 금융투자는 9423억원(27.7%), 여신전문금융회사는 118억원(0.7%) 감소했다.
은행은 부실채권 규모가 지난해 6월말 10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14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총여신은 2564조1000억원에서 2739조9000억원으로 175조8000억원 늘었지만, 총여신 대비 부실채권 비율은 0.41%에서 0.53%로 상승했다. 대출 증가비율보다 부실채권 증가비율이 더 가팔랐다는 얘기다.
올해 6월말 기준 금융지주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은 0.9%로 전년말(0.72%) 대비 0.18%p 상승했다. 작년 6월말(0.63%)과 비교하면 0.27%p 올라갔다.
부실채권이 늘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감소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신용손실흡수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6월말 기준 121.1%를 기록했다. 전년말(150.6%) 대비 29.6%p 하락한 것이다. 2022년말 170.5%에서 지난해 6월말 152.9%로 떨어졌고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말 기준 은행지주의 총자본·기본자본·보통주 자본비율은 각각 15.76%, 14.59%, 12.88%로 모두 규제비율을 상회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회사들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자본비율을 포함한 주요 경영지표도 양호한 수준이나, 고정이하여신 증가 등에 따라 자산건전성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PF, 해외 대체투자 등리스크에 대한 지주 차원의 위험관리 강화를 유도하고, 손실흡수능력 제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