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결손·내수부진 원인·처방 놓고 치열한 공방 예고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쟁점은
10~11일 이틀간 국정감사 … 정부 세법개정안 놓고도 여야 이견
야당 “부자감세안” 비판 … 장병 간식비 삭감 등도 막판 현안 부각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세수결손과 내수부진 등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부자감세 지적을 받고 있는 상속세 개편안과 금융투자소득세 등을 두고도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또 장병들의 간식·특식비와 두창 백신 예산 삭감 등 정부 예산안에 대한 적정성 논란도 예고되어 있다.
7일 관계부처와 국회에 따르면 기재부는 오는 10일과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받는다. 기재위는 첫날 세종청사를 찾아 경제 및 재정정책을 점검한다. 이튿날에는 국회에서 조세정책을 주제로 국감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대쟁점은 세수결손 = 2년 연속 발생한 세수결손 관련 공방이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기재부의 세수재추계 결과를 보면 올해 국세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예산(367조3000억)보다 29조6000억원(8.1%)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역대급 세수결손이 발생한 지난해 국세수입(344조1000억원)보다도 6조4000억원 부족한 규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나라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기재부 장관으로서 4년간 세수추계 오차가 반복된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결손 처리방식이다. 정부는 기금의 여윳돈과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에 돈을 쓰지 않는 방식(불용)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대응방식이 편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감액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 감액추경으로 국채발행한도를 높이는 방안이 정공법이란 주장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의견서에서 “추경 등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 세수결손에 대응할 경우 국회에 심의·확정권을 부여하고 있는 헌법의 취지 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사업의 지출계획이 조정되는 경우 정부가 변경된 예산 집행계획에 대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는 것이 헌법에 따른 국회의 예산안 심의·확정권 측면에서 보다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예기치 못한 세수결손으로 예산안을 수정해야 한다면 추경을 통해 바로잡는 것이 원칙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내수부진 해석도 동상이몽 = 내수부진 원인과 타개방법을 놓고도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정부는 ‘내수경기가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란 입장이다. 정부의 경기낙관론에 대해 야당은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도 재정 투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를 통해 5개월 연속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된다고 진단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실제 올해 8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1.7%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역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건설투자 역시 선행 지표의 부진을 고려하면 회복까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야당은 이러한 내수부진은 정부가 재정 투입을 지연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9%로 설정했다.
야당은 정부가 내수 회복에 마중물을 부어야 하는 상황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재정정책을 펴고 있다며 신속한 재정투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경제 침체가 심각하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면 병이 난다. 추경이든 민생회복지원금이든 어떻게든 뭐든 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야당에서는 이 대표의 상징적인 정책인 지역화폐 예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세법개정안도 이견 첨예 =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세법개정안’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기재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을 통해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안정을 적극 지원하는데 역점을 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세금 감면 효과가 고소득층에 집중된 ‘부자 감세’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세수결손도 부자 감세에 따른 역풍이란 지적이다.
특히 정부의 상속세 개편안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 확대와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 상속ㆍ증여세율 최고세율 인하 등 세법개정안의 혜택이 고소득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부자감세와 세수결손과는 관련성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세수 부족은 감세 정책이 아닌 2022년 이후 급격한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영향이 당초 예측보다 컸기 때문이다”며 “세제개편 효과는 세입예산에 이미 반영돼 있어 세수 부족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회는 오는 16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18일엔 정부대전청사에서 조달청, 관세청, 통계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개시한다. 기재부 산하 4개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는 28일로 예정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