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신대학로’ 밑그림 나왔다
서대문구 대학생 학술포럼에서 공개
경의선·성산로 지하화 연계 복합개발
6개 대학이 인접해 있고 하루 유동인구가 9만명에 달하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가 종로구 혜화동에 버금가는 새로운 대학거리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4일 ‘신대학로 조성을 위한 대학생 학술포럼’에서 신촌 일대를 의료·창업·문화 중심의 미래 성장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7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신(新)대학로는 경의선 지하화와 연세대학교 앞 성산로 입체복합개발과 연동된다. 서울역에서 수색역에 이르는 경의선 5.8㎞ 지하화는 지난 1월 국회에서 통과된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사안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말 지하화 선도사업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밝혔고 경의선을 포함한 6개 구간이 1차로 포함됐다. 성산로 복합개발은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서북·동북권 신성장 거점 신속추진 사업’ 일환이다. 서대문구는 두 사업을 연계해 상승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대학로는 경의선 지하화 구간 중 신촌역 일대에 조성한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부터 세브란스병원 이화여자대학교에 이르는 신촌역 사업지구를 주거복합거점 의료특화복합거점 공공문화거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성헌 구청장은 “철도 지하화와 지상구간 개발에 각각 5500억원과 1조2000억원이 필요한데 구와 주민들은 물론 연대 세브란스병원 이대까지 민·관·학이 공동위원회를 꾸리고 함께 대응하고 있어 기업들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구는 앞서 지난해부터 관련 용역을 추진해 민자 유치 가능성이 높은 계획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했고 민선 8기 후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경의선 지하화팀을 신설했다.
연대 바로 앞 성산로 550m 구간 지하에는 창업·문화·의료 관련 업무복합공간이 들어선다. 반도체·배터리 연구시설, 초기기업 활동공간 등이 예정돼 있다. 구는 두 사업을 통해 신촌에 4만㎡ 이상 압축도시가 조성되고 1400대 가량 주차공간을 확보해 고질적인 주차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포럼에서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촌 분석’을 통해 신대학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그는 20·30대 여성과 외국인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고 명문 사학이 인접해 있는데다 홍대·합정 미디어산업지구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난 점을 신촌의 가능성으로 꼽았다. 남·북가좌 아현 천연·충현 등 중산층 주거단지가 신촌 주변에 형성돼 있는 점도 상권 활성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신촌 지역에 소재한 대학을 포함해 총 8개 학교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총학생회 공동포럼’은 신촌·이대지역 인근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 의견을 들어 신대학로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박현민 공동포럼 사무처장은 “공원 등 휴게시설과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소음과 청결하지 못한 거리에 대한 불만도 크다”고 전했다.
서대문구는 대학생들과 지속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해 실제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신대학로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서대문구 계획대로면 신촌 일대는 산학공동연구단지와 청년창업연구단지, 바이오산업 성장거점을 포함해 호텔 공동주택 공연장 체육시설 공원 주차장 등 각종 문화·여가시설까지 밀집된 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신촌을 역동적이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재구조화하겠다”며 “지상철도 지하화 선도사업으로 반드시 선정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