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소비량과 소득수준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곽상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종로)은 “정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유지 필요성을 위해 내세웠던 ‘저소득층 보호’ 주장은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소득이 많을수록 전기 소비량도 늘기 때문에 주택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곽 의원은 “월 소득별 표본가구당 연간 에너지 소비량(2020년)에 따르면 월 소득이 100만원 정도인 가구와 월 소득이 500만원 정도인 가구의 전기 소비량 차이는 100kWh밖에 나지 않는다”며 “한 달 평균 8kWh 정도의 차이만 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월 소득 100~200만원인 가구의 연간 전기소비량은 3634.1kWh였으나 월소득 500~600만원인 가구의 연간 전기소비량은 3741.7kWh였다. 500~600만원 가구와 600만원 이상인 가구(3745.0kWh)의 전기소비량 차이도 3.3kWh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연탄이나 도시가스 사용량은 소득수준과 연관성이 컸다.월소득 100~200만원인 가구의 연간 연탄소비량은 89.2kg이었는데, 월소득 500~600만원인 가구는 2.6kg만 썼다. 소득이 적을수록 연탄소비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준으로 도시가스 사용량은 363.4㎥, 635.9㎥로 조사돼 소득이 클수록 소비량이 많았다.

곽 의원은 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기초생활수급자 단계별 주택용 전기요금 현황’ 자료에서도 정부 주장이 현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정부 논리대로라면 대부분의 기초생활수급자는 1단계에 해당하는 만큼의 전기만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전기 사용량 1단계에 해당하는 기초생활수급자 가구 비율은 약 60%이며, 전기를 더 많이 쓴 2·3단계의 가구 비율도 약 40%에 이르렀다. 전기를 적게 소비하는 계층이 ‘저소득층’이라는 정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곽 의원은 “전기 소비량은 소득 수준에 비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득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공식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주택용 전기요금에 적용하는 ‘누진제’를 폐지해 국민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